[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특화된 바나듐이온배터리(VIB)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탠다드에너지가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등 고출력·단주기 ESS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를 위해 내년 1분기까지 메가와트시(MWh)급 양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l, 데이터센터 등처럼 절대적인 화재 안전성이 요구되면서 급속한 충방전 성능이 필요한 ESS 분야는 VIB만이 가능한 시장"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약 3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배터리 중 화재 위험성 없이 1시간에 3번 이상 충방전할 수 있는 배터리는 VIB가 유일하다. 화재안전성과 고출력이 함께 요구되는 시장은 AI와 데이터센터 등 IT 인프라, 도시전철의 회생 제동, 전기차 급속 충전기 및 건물 내 설치하는 ESS 등이다.
AI와 데이터센터는 화재 발생 시 천문학적인 피해가 예상되며, 데이터 처리량에 따라 전력사용량의 변화가 커 급속 충방전이 필요하다. 도시전철의 경우 정치 시 직류 1600볼트(V)의 전력이 10~30초 동안 발생하는데 이를 저장할 수 있는 ESS가 없어 대부분 버려지고 있다. 급속하게 발생하는 전력을 저장하고, 다시 급속 방전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도시철도 역사 내 설치가 가능한 안전성이 있는 배터리가 필요한 이유다.
스탠다드에너지는 VIB 특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이다. 2025년 1분기까지 MWh급 양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으로, 완공 시 생산량이 기존 대비 10배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김기현 스탠다드에너지 사업본부장은 "현 생산 규모로는 고객사들이 문의하는 물량을 충족하기 어려워 내년 이후로 공급 시기를 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양산시설이 구축되면 내년 중반 이후에는 원활한 VIB 공급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차세대 VIB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동영 스탠다드에너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차기 제품 개발의 방향은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대량 생산에 적합하도록 구조를 단순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있다"며 "이르면 2026년 새로운 VIB를 출시할 수 있도록 R&D에 매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스탠다드에너지는 VIB 셀을 드릴로 관통하는 시연, 화재시험 영상을 통해 VIB의 안전성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 공급계약을 체결한 VIB ESS가 경기 용인 현대건설 연구시설 및 전남 나주 파이온일렉트릭에 설치된 현황도 공개했다.
김부기 대표는 "VIB는 ESS에 가장 최적화된 배터리로, 리튬계열 배터리가 모바일용 시장에서 가졌던 경쟁우위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향후 본격적인 생산 증가 및 사업화를 위해 우리 기술을 활용하여 함께 생산 및 판매할 파트너를 국내외에서 만들어 VIB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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