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스탠다드에너지가 복수의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정보기술(IT) 등 분야 대기업들로, 투자가 확정되면 현재까지 조달한 1200억원을 훌쩍 웃도는 재원을 단번에 확보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탠다드에너지 경우 현재 미국, 일본 기업들과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며 "투자 규모는 지금까지 조달한 자금 이상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투자 의사를 내비치는 기업들 중에는 데이터센터 운영사도 포함돼 있다 보니 합작사업도 검토 중"이라고 부연했다.
합작사 설립 논의는 막바지 단계로, 이르면 내년 초 투자 유치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날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스탠다드에너지가 내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공언했던 이유로 풀이된다.
실제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내년엔 지금껏 조달해 온 자금(1200억원)만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탠다드에너지는 2025년을 대량 생산체제 확보와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올해 첫 상업 공급, 제품 및 생산 인증 획득 등으로 생산 절차를 본격 밟기 시작했다면, 내년부터는 메가와트시(MWh)급 양산 체제 구축으로 생산능력이 기존의 10배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를 시작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해외 인증 획득을 추진하며 미국, 일본에 진출하고 2026년에는 유럽, 중동 시장까지 입성한다는 목표다. 최종적으로는 2027년 상장이 목표다.
일본 진출은 이미 가시화 단계다. 현지 전기차 충전 기업과 바나듐 이온 배터리(VIB) 공급을 논의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 실증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VIB 설치 위치와 용량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협의는 마무리 단계에 있고, 설치 시점은 내년 초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하이마트에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를 운영한 사례와 유사하게 진행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일본 사업에서 발생할 매출액은 내년이 아니라 내후년부터 인식될 예정이다.
동남아도 잠재 시장으로 보고 있다. 다만 동남아와 중동 시장 경우 사업 진행 속도가 더딘 만큼, 일단 미국과 일본을 타깃으로 현지 프로젝트 수주를 최우선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매출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VIB의 혁신성에 있다. 스탠다드에너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VIB는 고출력·안정성·장수명 3개 요건을 모두 갖춘 배터리로, ▲데이터센터 ▲빌딩 ▲인공지능(AI) ▲인프라 ▲전기차 충전소 ▲지하철 등에 필요한 고출력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특화됐다는 평이다. 실제 리튬이온배터리 등 기존 배터리들은 중출력 또는 저출력 ESS로는 활용할 수 있지만 고출력 ESS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2030년 3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는 고출력 ESS 시장은 사실상 VIB의 독주 무대라는 시각이 부상한 배경이다.
한편 VIB는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 위험을 원천 차단하면서도 고출력이 구현할 수 있다. 휘발성이 강한 전해액이 들어가 발화 위험이 높은 리튬이온배터리와 대조되는 대목이다. 이날 간담회 현장에서 즉석으로 진행된 시험에서 스탠다드에너지의 VIB는 드릴로 3개의 구멍을 뚫어도 연기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안정성을 보여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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