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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적자 수렁' 동박 영업권 상각하나
박민규 기자
2024.08.12 07:00:21
손상차손 발생 시 순이익에 반영…이미 3년째 순손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16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넥실리스의 동박 제품 (제공=SKC)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C가 동박 사업(SK넥실리스) 영업권에 손상차손을 인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당 사업의 적자가 장기화 되고 있는 데다 규모도 늘고 있어서다. 올 1분기 기준 동박 사업의 영업권이 SKC 무형자산(1조6716억원)의 45%를 차지하는 비중 있는 자산인 것을 고려하면 재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9일 회계 업계에 따르면 SKC의 회계감사인인 EY한영이 2분기 SK넥실리스 영업권에 대한 손상검사를 진행하고, 해당 자산에 손상차손을 반영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넥실리스의 적자로 인해 SKC의 실적까지 2분기 크게 악화된 까닭이다. 실제 SK넥실리스는 올해 2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며,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580억원)을 훌쩍 웃도는 7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앞서 SKC는 2020년 SK넥실리스를 1조19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23년 1분기부터 SK넥실리스에 영업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음에도 영업권을 줄곧 7516억원으로 책정해 왔다. SKC가 지금껏 SK넥실리스 영업권의 규모를 유지한 이유는 영업권 장부가가 회수가능액을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수가능액은 시장 평가에 의거한 순공정가치(순매각가)와 미래 가치를 포함하는 사용가치 중 더 높은 값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SKC는 가장 최근의 SK넥실리스 영업권 손상검사에서 사용가치를 회수가능액으로 설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저가 공세와 전기차 수요 둔화로 국내 동박 제조사들의 몸값이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SK넥실리스의 영업권 장부가를 종전과 동일하게 책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손상차손을 반영하지 않으려면 순공정가치나 사용가치가 7516억원 이상이어야 하는데 동박 업체 원매자가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 순공정가치는 추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용가치 역시 올해 업황이 더욱 악화된 가운데 가동률(올해 1분기 기준 33.5%)도 국내 '톱3' 중 최하위라 우호적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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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SKC는 이미 시장의 기대를 한 차례 배반한 터다. SKC는 SK넥실리스 영업권을 향후 5년 내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치로 잡았다고 설명했는데, 2020년에도 영업권은 7516억원이었다. 이후 5년이 다 돼가지만 SK넥실리스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20년 461억원 ▲2021년 -49억원 ▲2022년 706억원 ▲2023년 -1008억원으로, 인수된 이후 최대치가 706억원이었다. 4년간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은 11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한 회계사는 "피인수 기업의 적자 지속은 영업권 손상 징후 중 하나"라며 "회계감사인으로선 영업권 손상차손 반영을 당연히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C가 올해 SK넥실리스 영업권 손상검사에서도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EY한영이 제동을 걸 수도 있다"며 "EY한영 경우 작년 SKC에 또 다른 자회사인 SK엔펄스 영업권 손상검사를 요구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SKC가 SK넥실리스 영업권의 손상차손을 결정한다면, 무형자산 차감에 따른 총자산 축소 외에도 순이익 감소가 일어날 전망이다. SKC가 2년 넘게 순손실이 발생한 상황을 고려하면 SK넥실리스의 영업권 손상은 뼈아플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나아가 영업권 손상은 투자자의 신뢰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기업의 미래 수익창출능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부분"이라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또 "M&A가 비효율적이었거나 잘못된 평가를 기반으로 했다는 의구심을 받을 수 있다"며 "손상차손이 클 경우 경영진 판단에 대한 신뢰는 더욱 떨어져 주주들의 불만과 경영진 교체 압력을 가중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SKC는 앞으로 5년 내 SK넥실리스의 증설 등 투자를 완료하고 업황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영업권 손상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영업권 손상차손이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EY한영 역시 "SKC가 공시하는 사항 외에는 감사인으로서 어떤 것도 언급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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