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블루엠텍이 의약품 유통업계 '쿠팡'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서울 강남 소재 부동산을 확보해 의약품 근거리 당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의 절반 가까이를 관련 사업에 쏟아부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블루엠텍은 이달 11일 유한회사 '델파이' 지분 37.3%(110만주)를 110억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목적은 인프라 구축을 통한 사업 다각화다. 구체적으로 강남 소재에 부동산을 확보해 물류창고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델파이는 부동산 관련업, 경영컨설팅업, 광고대행업 등을 영위하며 이달 4일 법인등록을 마친 회사다. 현재 최대주주는 '한해 주식회사'(이하 한해)로 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블루엠텍은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델파이 지분을 취득하는데 유증 이후 한해와 블루엠텍, 개인투자자 1명이 주주가 된다.
앞서 블루엠텍은 올 6월18일 '주식회사 예상파트너스'에 94억원을 선급금으로 지급했다. 해당 자금은 예상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계약금 성격이다. 해당 부동산은 이후 델파이가 취득하며 블루엠텍이 지급한 94억원과 추가로 납입할 16억원은 이후 델파이 지분으로 바뀐다. 한해와 개인투자자는 약 200억원 가량을 투자하는데 이는 부동산 잔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델파이 대표이사는 양문술씨로 블루엠텍의 개인주주다. 양 대표는 블루엠텍 상장 전부터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기업공개(IPO) 이후 일부 지분을 엑시트(투자금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블루엠텍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의 절반가량을 델파이 지분 취득에 사용하는 점이다. 올 1분기 기준 블루엠텍이 가진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은 231억원으로 그 중 47.6%인 110억원을 델파이 투자금으로 사용한다.
1년 내에 상환해야 할 단기차임금 178억원과 전환사채 24억원의 부담이 있지만 의약품 근거리 당일배송 서비스 준비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셈이다. 회사는 부족해진 유동성을 보충하기 위해 7월11일 신주인수권부사채(BW) 200억원을 발행하기도 했다. BW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중 140억원도 당일배송 사업 준비에 사용할 계획이다.
블루엠텍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서울시내 의약품 당일배송을 연내에 시작하고 개원 컨설팅 등 신규 플랫폼 서비스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또한 여러 의약품 유통사들이 강남 물류창고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개원의원들의 의료 인프라 개선에도 힘쓸 방침이다.
블루엠텍 관계자는 "취득할 부동산 규모 등은 조만간 공시가 날 것"이라며 "향후 델파이의 수익원은 블루엠텍에서 받는 임대료 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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