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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고속철 30년 역사…해외 진출 빛봤다
이세정 기자
2024.06.14 17:49:45
佛 알스톰 수입에 의존서 벗어나 독자기술 확보...미래형 고속차량 개발 탄력
현대로템이 제작하는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차량 조감도. (제공=현대로템)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국형 고속철도차량이 국산화 착수 30년 만에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결실을 맺었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우즈벡) 철도청(UTY)이 발주한 2753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고 14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2031년 4월1일까지다.


이번 수출은 첫 국산화 목표였던 동력집중식 고속차량 개발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추세에 맞춰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30년 가까이 기술력 고도화에 역량을 쏟았던 정부와 국내 기술진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佛 알스톰 수입에 의존…1996년 토종 고속철 개발 프로젝트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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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은 모든 차량에 동력 기관이 설치된 차량으로 현재 전 세계에 운용되는 고속차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차량 앞뒤에만 동력 기관이 존재하는 동력집중식과 비교할 때 가감속 성능이나 수송력, 승객 안전성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한민국 고속철도의 역사는 1992년 6월 경부 고속철도 건설이 본격 착수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고속차량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던 한국은 1994년 프랑스의 고속차량 제작 업체인 알스톰(Alstom)과 300km/h급 고속차량 도입 및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알스톰과 체결된 고속차량(KTX-Ⅰ) 도입 수량은 총 46편성(20량 1편성)이었다. 초기 12편성만 프랑스 현지에서 조립해 완제품으로 수입했으며, 나머지 34편성은 한국에서 생산됐다. 애초 철도차량 3개사(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에서 물량을 나눠 생산을 담당했으나,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구조조정 및 합리화 정책에 따라 현대로템으로 통합됐다.


문제는 프랑스의 기술 이전에도 정작 고속차량 핵심 부품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는 점이다. 특히 기술 이전 이후에도 한국의 자체 수출은 불가능하다는 맹점도 존재했다. 이에 당시 건설교통부는 1996년 12월 프랑스에서 고속차량 제작 교육을 받은 국내 기술진들을 중심으로 '350km/h급 한국형 고속차량 HSR-350X(G7)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형 고속철도차량 개발 연혁. (제공=현대로템)

해당 프로젝트에는 2002년 10월까지 현대로템과 현대중공업, 철도기술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서울대, 연세대 등 70여개 산·학·연이 참여했다. 향후 국산 고속차량의 해외 수출까지 염두에 두겠다는 대형 국책 과제였다. 차체를 알스톰처럼 철이 아닌 알루미늄 합금으로 대체하는 등 KTX-Ⅰ과 기술적 차별성을 두며 진행된 프로젝트는 6년 만인 2002년 8월 7량 1편성짜리 고속시험차량 HSR-350X의 첫 시험구동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이 같은 연구개발 실적을 바탕으로 2005년 12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신규 발주한 KTX-산천 100량 경쟁 입찰에서 알스톰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한국형 고속시험차량 HSR-350X의 기술력을 입증한 날이다. 특히 2008년에는 HSR-350X를 기반으로 제작된 첫 국산 양산형 고속차량인 KTX-산천이 처음 출고됐고, 2010년 3월 첫 영업 운행을 개시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4번째로 자체 고속차량 기술을 확보해 상용화한 국가로 올라섰다.


◆동력분산식 선호 추세…2007년 국산화 돌입, KTX- 이음·청룡 등


국제 철도시장에서는 동력집중식보다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이 선호되는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정부와 국내 기술진들은 2007년 7월부터 곧바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국산화에 돌입했다.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에는 기존 동력분산식과는 달리 모든 차량에 추진장치시스템뿐 아니라 변압기나 전력보조장치 등 동력 장치가 설치되기 때문에 공간이 협소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장치 소형화와 호환성을 위한 개발이 새롭게 진행돼야 했다. 5년 후인 2012년 9월 최고시속 430km급 차세대 한국형 고속시험차량인 HEMU-430X의 개발이 완료됐으며, 2019년에는 HEMU-430X를 기반으로 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KTX-이음의 첫 출고가 이뤄졌다. 한국은 다시 한 번 세계 4번째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기술 보유국으로 기록됐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2016년에 '350km/h 이상 고속차량 동력시스템 설계 및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다. 그만큼 국산 고속차량 기술이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 경제적 잠재 가치가 높고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KTX-청룡. <사진출처-뉴스1>

2022년 9월에는 KTX-이음보다 성능이 향상된 320km/h급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KTX-청룡의 첫 출고가 진행돼 지난 5월 운행을 시작했다. 지난 4월 국내 처음으로 개통되며 해외의 주목을 받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에는 KTX-이음에 접목된 고속차량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180km/h급 전동차가 투입되기도 했다.


현재는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이 주관, 현대로템이 공공연구기관으로 참여하는 '370km/h 이상 고속운행 핵심기술 및 평가기준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내구연한이 도래할 KTX-Ⅰ 물량을 대체할 미래형 고속차량으로 경제적 편익은 물론 지역 균형발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도 더욱 기여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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