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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식·남학현 아이센스 대표, 지배력 흔들릴까
정동진 기자
2024.06.03 13:00:18
②전환청구권 행사시 전체 발행주식의 8.5% 달해…경영권 혼란 가능성 '솔솔'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1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혈당측정기 제조 전문업체 '아이센스'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회차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선 것을 두고 향후 지배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센스를 지배하고 있는 차근식·남학현 공동대표의 지분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발행한 CB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면 최대주주 변경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사실상 무이자로 발행한 CB가 경영권 분쟁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센스는 최근 500억원 규모의 1회차 CB를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1만9279원, 최저 조정가액은 1만6388원이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는 259만3495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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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전환청구권 행사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규모다. 현재의 전환가액을 적용하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8.58%에 달한다. 이는 아이센스를 지배하고 있는 차근식·남학현 공동대표가 보유한 개개인의 지분율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올해 3월말 기준 아이센스의 1대주주인 차근식 대표는 지분 11.08%를 보유하고 있다. 공동 창업주인 남학현 대표의 지분은 7.21%다. 두 공동대표의 지분을 합치면 18.29% 수준이다.


2013년 아이센스 상장 당시 차근식·남학현 공동대표의 지분은 29%가량 됐지만, 상장에 따른 신주 발행과 자녀 양도 등으로 지분율이 점차 낮아졌다. 


예컨대 2012년 9.29%였던 남 대표의 지분율은 2018년 7.91%, 올해 1분기 7.21%로 하락했다. 차 대표의 지분율 역시 2012년 18.8%에서 2018년 16.38%로 소폭 하락하더니, 올해 1분기 11.08%로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차 대표는 2022년 7월 주식 65만주를 장남인 차경하 씨에게 증여했다.

아이센스 공동대표 지분율 추이. (출처=전자공시시스템)

현재 5% 이상 아이센스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총 4명이다. 차근식 대표, 남학현 대표, 차 대표의 장남 차경하 씨, 그리고 일본 협력사인 아크레이다.


2012년 아이센스의 사업보고서에 주주로 이름을 올린 아크레이는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며 10% 내외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아크레이가 보유한 아이센스 지분은 10.42%다.


IB업계에서는 이번 CB 발행으로 아이센스가 향후 적대적 인수합병(M&A)과 같은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바이오텍 시장의 M&A가 올해 1분기 기준 2억5000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아이센스가 글로벌 빅파마 등의 인수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예컨대 아이센스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기존 아크레이가 보유한 지분에 더해 전환청구권 행사로 전환된 신주를 인수할 경우 20%가량의 지분을 확보, 1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아이센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25.75%인 만큼 경영권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충분한 셈이다.


IB업계에서는 아이센스가 최근 M&A 시장에서 인수대상 기업으로 종종 거론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시나리오가 실행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9월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헬스케어가 아이센스 인수를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당시 카카오헬스케어 측에서는 아이센스 지분 인수가격을 주당 5만원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센스는 이 같은 적대적 M&A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열린 주주총회에서 황금낙하산 조항 삽입을 고려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적대적 M&A 발생해 임원이 해직되면 퇴직금 이외에 퇴직보상금으로 대표이사에게 50억원, 이사에게 30억원을 해임 후 14일 이내에 지급한다는 안건이 제시됐다. 그러나 주주들의 반발로 부결됐다.


물론 아이센스 역시 매도청구권(Call Option)을 설정, 최소한의 방어 수단을 마련한 상황이다. 다만 콜옵션은 CB 발행가액 총액의 25.68% 범위 내에서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주식 총수 고려 시 전체 지분의 2%가량(약 65만주)에 불과하다. 따라서 콜옵션이 경영권 방어에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IB업계 일각에선 2세 승계를 위한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조심스레 언급된다. 지난 2021년부터 차 대표의 자녀인 차경하씨와 차윤하씨, 남 대표의 자녀인 남효찬씨와 남의정씨 등이 나란히 최대주주 특별관계자에 이름을 올리며 지배력을 모아가고 있어서다. 


이 경우 CB의 주요 투자자들인 한국투자파트너스(한투파),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벤처캐피탈(VC)들을 경영권 확보를 위한 파트너로 삼는 시나리오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VC는 펀드 만기 시기에 맞춰 엑시트를 계획하는데, 만약 경영권 확보를 원하는 쪽에서 해당 VC들의 만기시 목표 내부수익률(IRR)에 합치하는 금액을 제시한다면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권리를 양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아이센스 측은 경영권 위협 가능성에 대해 일축하고 있다. 현재 최대주주 특수관계인들의 총 지분율인 약 25%로 충분히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고 보는 데다, 아크레이와의 파트너십이 여전히 끈끈하게 유지되고 있어서다. 이 밖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차 대표와 남 대표의 경영권 분쟁 루머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아이센스 관계자는 "경영권과 관련해서는 우려하고 있는 바가 전혀 없다"며 "아크레이는 전략적인 거래처이자 오래된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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