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한샘이 극심한 부동산 경기침체를 뚫고 1년 만에 영업적자를 흑자로 돌려놨다. 2022년 사상 첫 손실을 내며 위기에 내몰렸지만 작년에 구원투수로 투입되며 새로운 방향타를 잡은 김유진 대표집행임원의 경영효율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한샘의 이익 개선은 올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샘은 최근 작년 연결 매출 1조9669억원과 영업이익 19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7%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217억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며 수익부문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미국발(發) 금리인상과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위축 등으로 주력사업인 가구·인테리어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는 가운데 1년 만의 흑자전환은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선 한샘의 성과가 사업구조 혁신을 통한 경영효율화 덕으로 해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작년 8월 한샘의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김유진 대표집행임원(대표)의 주도 하에 추진한 비용절감 효과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앞서 2009년 현재 한샘의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합류해 할리스에프앤비와 레진코믹스, 태림포장 등의 인수·합병(M&A) 거래를 주도한 인물이다. 2021년에는 에이블씨엔씨 대표 자리에 올라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그는 작년 경영실적 부진을 타계할 한샘의 구원투수로 전격 투입됐다.
김 대표는 과거 경험을 살려 한샘 취임 직후부터 고강도 비용절감을 적극 추진했다. 대표적으로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비용은 과감히 제거하는 동시에 건설사 특판·자재판매 중심의 B2B(기업간거래)를 강화해 원가방어에 나섰다.
그 결과 한샘은 작년 고정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실제 작년 한샘의 매출원가는 1조5346억원으로 전년 1조5618억원 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마케팅비용 감축 등을 적극 추진하며 판매관리비 역시 2022년 4609억원에서 작년 4304억원으로 6.6%나 떨어뜨렸다. 이러한 비용절감은 고스란히 이익 확대로 이어졌다.
아울러 통폐합을 통한 사업효율화 작업도 이익을 개선하는데 한몫을 했다. 우선 한샘은 작년 2월 자사 온라인몰인 한샘몰과 한샘닷컴을 전격 통합했다. 한샘몰은 가구·인테리어제품은 물론 다양한 브랜드상품을 판매하는 종합쇼핑몰이며, 한샘닷컴은 '리하우스' 등과 같은 자사제품을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해 판매하던 온라인몰이다.
이는 통합운영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온라인 통합몰 구축에 나선 것이다. 실제 통합 이후부터 기존 한샘몰 이용자들이 한샘닷컴의 리모델링 고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작년 3월 자회사인 한샘도무스와 인스테리어 동시 흡수합병이라는 과감한 결정도 내렸다. 한샘도무스는 수입가구 유통·판매사업이 주력이며 인스테리어는 온라인 홈리모델링 중개회사다. 한샘은 자회사들을 품에 안으며 불필요한 지출비용은 최대한 줄이는 동시에 사업간 시너지를 통한 경쟁력 강화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서 작년 말 상암사옥에서 타운홀미팅을 열고 "2024년은 핵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기틀을 확보하겠다"며 "일시적으로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수익성을 담보하지 않는 한 지속가능성은 없다. 원가율 개선과 핵심상품 경쟁력 강화로 돌파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는 "한샘은 작년부터 고수익 비중 확대와 B2B시장 공략 등 매출보다는 이익 성장에 주안점을 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도 구매효율화와 비용절감을 통해 이익 개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한샘 관계자는 "전 사업부문에 걸쳐 원가구조 개선과 비용효율화를 이뤄내고 있으며 매출원가율은 2022년 4분기를 기점으로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며 "부문별로 리하우스는 오프라인 접객을 증가시켜 경영실적을 방어했고, 홈퍼니싱은 중고가 위주의 상품판매 전략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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