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소셜미디어(SNS)에 카카오 내부 경영실태를 폭로했던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의 대응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최근 카카오 직원들 대상으로 김 총괄의 내부 폭로에 대한 찬반 투표가 이뤄졌다. 투표 참여자 중 90% 이상이 '김 총괄이 잘했다. 썩은 거 싹 다 개혁하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10% 미만의 나머지 참여자는 '그러면 안 된다. 회사 기밀 유출이다'라며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김 총괄은 지난달 22일 제주도 본사 유휴 부지를 이용한 '제주도 프로젝트' 관련 임원 회의에서 홧김에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김 총괄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김 총괄은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당시 욕설 사실을 인정하며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욕설을 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서 간 연봉 편차와 임원진·직원 간 복지 격차·초호화 골프회원권 보유,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운영 등 카카오 내부 경영 실태를 낱낱이 공개했다. 

김 총괄의 폭로 이후 비난의 화살은 카카오 수뇌부로 옮겨졌다. 카카오는 즉각 수습에 나섰다.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 제기된 의혹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김 총괄의 욕설·폭언에 대한 조사도 진행된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30년 지기인 김 총괄의 영향력을 고려해 카카오가 아닌 외부 법무법인에서 조사를 맡는다.

김 총괄도 폭로를 멈추고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 총괄은 지난 3일 카카오 내부망에 "저는 스스로 윤리 위원회에 저에 대한 징계 여부를 요청했다"며 "100대0 원칙 위반"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모든 정보를 내부에서 100% 공유하고, 외부에는 보안을 유지하자'는 100대0 원칙을 내부 규정으로 두고 있다. 

김 총괄은 "저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공식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며 결과에 따르겠다"라며 "많은 크루들에게 걱정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연일 언론 기사를 통해 저는 완벽하게 인격살인 당했다"며 "당시에는 저를 적극 방어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글도 올리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적극 해명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총괄은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하지만 움츠러들거나 위축되지 않고 계속 (쇄신을) 추진해서 발본색원하고 회사를 리뉴얼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