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성열 기자] 국순당의 실적이 올 상반기 뒷걸음질 쳤다. 문제는 내수는 물론, 꾸준했던 수출까지 쪼그라들었단 점이다. 시장은 국내외 할 것 없이 막걸리 수요가 줄고 있는 데도 국순당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터라 실적을 회복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순당은 올 상반기 354억원의 매출과 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44.9% 감소한 금액이다. 구체적으로 내수 매출이 289억원으로 이 기간 5% 줄었고, 수출이 65억원으로 15% 감소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내수와 달리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던 수출까지 쪼그라들었단 점이다. 실제 내수 매출의 경우 상반기 기준 ▲2018년 261억원 ▲2019년 241억원 ▲2020년 212억원 ▲2021년 245억원 ▲2022년 304억원 순으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인 반면, 수출은 이 기간 29억원→33억원→34억원→55억원→76억원 순으로 연평균 29.2%씩 증가했다.

국순당 막걸리의 판매 부진은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혼술‧홈술 수요 감소와 함께 위스키와 하이볼 등 다른 주종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미국 막걸리 수출액은 지난해 256만 달러(한화 약 32억원)로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아울러 중국에서도 막걸리 수요가 리큐르로 옮겨가면서 수출액이 125만 달러(한화 약 16억원)로 18.2%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해외서 막걸리 판매량이 줄기 시작했고, 이러한 기조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국순당의 수출액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국순당이 하반기 라인프렌즈(IPX)와 콜라보 한 제품으로 일본과 대만에 진출한 만큼 (실적 개선 여부를) 지켜봐야겠지만 해외서 막걸리를 보는 시각이 과거마냥 좋지 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순당이 쌓여 있는 재고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이 회사의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중이 2021년 5.5%에 불과했으나 2022년 6.7%, 2023년 상반기 7.4% 순으로 확대되면서 재고자산회전일수 역시 같은 기간 146일→152일→166일 순으로 20일 늘어난 까닭이다.

이에 대해 앞선 시장 관계자는 "국순당 역시 바밤바나 IPX(라인프렌즈) 등과의 콜라보 막걸리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긴 했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축소된 터라 실적을 개선하기 쉽잖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국순당이 보유한 재고가 악성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사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순당은 하반기 실적 개선 및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한 질의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