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성열 기자] 국순당은 일본과 대만에서 실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두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IPX(舊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하는 만큼 이곳 소비자들의 관심을 꽤나 끌 것이란 게 시장의 전언이다. 다만 실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은 엔저로 인해 환차손이 발생하고 있고, 대만은 막걸리 시장 규모가 1년 만에 반토막 났다는 이유에서다.
국순당은 최근 IPX와 협업해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적용한 '쌀 단팥' 막걸리 제품을 개발 중이다. 해당 제품은 이달 중 국내에 우선적으로 출시되며, 연내 일본과 대만에 수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국순당이 국내가 아닌 일본과 대만 시장 공략을 위해 쌀 단팥 막거리를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해당 지역에서 인기 있는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적용한 것도 이곳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반응 일색이다.
국순당이 일본과 대만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실적 개선과 무관치 않다. 국내의 경우 주류 소비량 자체가 줄고 있는 데다 위스키와 하이볼 등으로 소비자들이 옮겨감에 따라 역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354억원의 매출과 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1%, 44.3%씩 감소했는데 해외보다 국내 실적 악화가 뼈아팠다. 즉 국내는 성장 한계가 분명하다 보니 해외로 눈길을 돌리게 된 셈이다.
다만 시장에선 국순당이 일본과 대만에서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내기 쉽잖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두 지역의 막걸리 시장 환경이 급변했단 이유에서다.
우선 일본의 경우 시장 자체는 성장하고 있지만 엔저 현상으로 인해 환차손 위험이 커진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자료만 봐도 대(對)일본 막걸리 수출량은 지난해 8140톤으로 전년 대비 20.3% 증가했지만, 엔저로 인해 수출액은 764만달러(한화 약 98억원)로 6.3% 늘어나는데 그쳤다. 올해 엔저가 심화되면서 환율이 1엔당 8원대까지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수출이 늘어도 국순당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셈이다.
대만은 2021년 폭증했던 수요가 지난해 반토막 날 만큼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탓에 일본에 비해 기대치가 더 낮다. aT 기준 대(對)대만 수출 실적은 ▲2019년 5만달러(한화 약 5828만원) ▲2020년 9만달러(한화 약 1억원) ▲2021년 65만달러(한화 약 7억원) 순으로 우상향 기조를 보이다 지난해 33만달러(한화 약 4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9.2% 줄었고, 같은 기간 수출량도 562톤에서 276톤으로 50.9%나 급감했다. 국순당이 대만에 2014년 진출했음에도 사업보고서에 해당 지역 매출을 따로 공시하지 않고 있는 걸 고려하면 이곳 역시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콜라보 제품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레시피와 포장까지 적용해야 해서 새로 투입되는 비용이 제법 크다"며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해보면 기대 만큼 국순당이 얻는 실익이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한편 국순당은 신제품 및 일본·대만 시장 전망과 관련해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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