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토요타가 4세대 만에 한국시장에 첫 출시한 '토요타 하이랜더'에 대해 적잖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26일 진행된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만난 한국토요타 고위 관계자는 "(하이랜더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차가 될 것"이라며 "충분히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국엔 이미 팰리세이드, G4렉스턴, 익스플로러 등 7인승 대형 SUV가 있는데 한국토요타가 만들겠단 새 시장은 무얼 말하는 걸까.

답은 친환경과 효율성이었다. 그간 사용 편의성에 중점을 둔 중대형 SUV 시장에서 효율을 극대화 한 차는 현재까진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밖엔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 차는 2.5리터 엔진을 탑재하고도 하이브리드 적용 기준 13.8km/L의 공인연비를 자랑한다. 또한 토요타는 통상적으로 공인연비를 보수적으로 잡는 경향이 있는 터라 실 주행시 연비는 이를 상회 할 여지 또한 적잖다.

실제 지난 26일 직접 체험해 본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토요타가 왜 하이브리드 차량의 선도업체 인지를 느낄 만큼 연비에 강점을 보였다. 이번 시승은 경기도 파주에서 인천 영종도를 왕복하는 220km 코스로 구성됐으며 오가는 구간 모두 실 주행연비는 15km를 상회했다. 시승 직전 한국토요타 측이 "실제론 (연비가)더 좋을 수 있으니, 아예 공인연비에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해보는 게 어떻겠나"라고 말한 의미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효율성만 강조된 차량도 아니었다. 2.5L 자연흡기 엔진,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가속 시에도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했다. 또한 E FOUR AWD을 통해 전륜과 후륜에 각각 100:0부터 20:80까지 구동력을 배분, 다양한 노면에서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TNGA-K(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K)가 적용된 저중심의 안정적인 자세를 갖췄다. TNGA-K는 토요타가 저중심·경량화·고강성을 강조해 설계한 플랫폼이다. 실내는 패밀리카 수요를 잡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이 차는 3열(2열·2열·3열)을 계단식으로 배치해 각 열 시트 탑승자에게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또한 2열과 3열을 모두 접을 수 있게 해 아웃도어 시의 활용도도 높였다.

짧은 시승 동안 아쉬운 부분도 몇 있었다. 먼저 세심함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먼저 한국토요타 측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의 특장점 가운데 하나로 정숙성을 꼽았는데 실제 주행 중에는 노면소음이 적잖이 들렸다. 2열에 위치한 충전포트가 한국에선 생소한 120v 콘센트를 지원하는 점도 의아한 대목이었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그대로 수입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되는데, 한국토요타 측은 이와 관련해 별 다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시승과 별개로 추후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의 성공 여부는 6660만원부터 7470만원으로 책정된 차값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효율성을 강조한 차량 치곤 차 값이 비싸단 반응이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최저 트림(리미티드)만 봐도 국내 인기 대형SUV인 팰리세이드(3896만원~5491만원)의 최상위 트림 대비 1000만원 이상 비싼 편이다. 아울러 현대차 또한 내년부턴 팰리세이드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하는 만큼 한국토요타가 신차 효과를 언제까지 누릴 지도 업계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