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경재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레이저 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 '루트로닉'을 전격 인수한 가운데, 기존 최대주주인 황해령 대표가 매각대금 일부를 재출자 하기로 했다. 황 대표는 앞으로 주주 및 파트너로서 권리를 행사하며 한앤코와 공동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황 대표와 1888억원 규모의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한앤코는 황 대표에게 지급할 인수대금 중 약 42%(791억원)는 현금 대신 루트로닉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앤코 23호 주식회사'의 신주를 교부한다.
황 대표는 총 6명으로 구성되는 이사회에서 2명의 임원 선임권을 보장 받았다. 황 대표의 이사회 합류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사회 나머지 구성원은 한앤코가 선임한다. 회사의 중요 경영 사항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한앤코와 황 대표는 각자 보유한 지분에 따른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사실상 공동경영을 위한 파트너십이 구축된 셈이다.
향후 회사를 매각하게 될 경우에도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한앤코와 황 대표는 각자가 가진 SPC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제안권, 동반매도참여권(태그얼롱) 및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 등의 권리를 설정했다. 업계 전문가들이 한앤컴퍼니가 루트로닉 투자회수(엑시트)를 추진할 경우 지분 전량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이유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황 대표가 루트로닉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매각 후 재출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양측이 서로 지분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쥐고 있는 만큼, 앞으로 회사 운영에 있어 같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굴지의 PE와 회사 창업자가 루트로닉의 성장을 위해 손을 맞잡은 만큼, 추후 실적 및 기업가치도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인수는 한앤코가 4조원 규모로 조성 중인 '4호 블라인드펀드'의 첫 투자가 될 전망이다.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서도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이 펀드는 현재까지 2조5000억원 이상 모집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1차 클로징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