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삼성SDI가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 가중에도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초격차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시장 우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연구개발(R&D)비로 3088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한 금액으로 2021년 1분기 2212억원, 2022년 1분기 2584억원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전년 6.4%에서 5.8%로 소폭 줄었지만 이는 전체 매출 규모가 증가한 영향이다. 삼성SDI는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2262억원)과 SK온(846억원)과 비교해도 가장 많은 금액을 연구개발에 쏟아부었다.
이는 미래 경쟁력을 강조한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의 경영방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2021년 말 부임한 이래 ▲초격차 기술경쟁력 ▲최고의 품질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경영방침으로 내세우고 이를 위한 인재 확보와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해는 연구개발에 사상 최대인 1조764억원을 들였는데 올해는 이 기록을 또 한번 갱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1분기만으로 이미 지난해 연구개발의 29%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비는 차세대 고에너지밀도 달성을 위한 고용량 양·음극 소재 개발, 에너지밀도를 향상한 고용량 ESS 모듈 개발, IT용 배터리 열화요인 분석 및 급속충전 요소기술 개발 등에 쓰였다.
지난달에는 유럽과 미국에 이어 중국에 연구소를 세웠다. 중국 상하이에 'SDI R&D China'를 설립한 삼성SDI는 지역별 특화된 배터리 공법과 설비, 차세대 전지, 소재 기술 등을 조기 확보해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신에너지차 자동차산업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전기차 산업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을 2025년 20%, 2030년 30%, 2035년 5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뿐만 아니라 중국 30개 이상 대학에서는 배터리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배터리 셀·소재 업체와 연구기관이 갖추어져 있다. 배터리 제조사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번 중국 연구소 설립이 글로벌 R&D 네트워크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인재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전 사업 부문에 걸쳐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했다. 모집 부문은 중대형전지 사업부, 소형전지 사업부, 전자재료 사업부, SDI연구소 등 50여개 직무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이 확대되면서 우수인력이 더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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