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놓고 한·중 배터리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들 선두업체의 1분기 실적 성적표가 눈길을 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에만 작년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을 벌어들였고 중국 CATL은 2개 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 순이익률을 기록했다.

25일 CATL 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890억3800만위안(1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9% 증가했다. 순이익은 98억2200만위안(1조8800억원)으로 무려 557.9% 증가했다. CATL은 1분기 순이익만으로도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81억6800만위안(1조5600억원)을 뛰어넘었다. 

순이익률도 두 자릿수를 유지, 2개 분기 연속으로 11%를 넘었다. CATL의 순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3.07% ▲2분기 10.4% ▲3분기 9.7% ▲4분기 11.1% ▲올 1분기 11.03%로 우상향하고 있다. 

CATL의 1분기 성장에는 탄탄한 내수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1분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 점유율 35%로 1위에 올랐다. 올해부터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면서 중국내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CATL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CATL에 이어 중국 BYD(16.2%)가 2위에 올라서면서 LG에너지솔루션(14.5%)은 3위로 내려앉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5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자존심을 지켰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8조7471억원, 영업이익 63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01.4%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금액 1003억원을 반영하며 144.6% 급등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조2137억원)의 절반을 벌어들이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순이익은 5620억원, 순이익률은 6.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5.2%(2270억원)를 기록했다가 ▲2분기 1.8%(900억원)로 떨어진 후 ▲3분기 2.5%(1880억원) ▲4분기 3.2%(7800억원)로 상승세다. 

CATL은 매출과 순이익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압도했다. 다만 매출 증가율만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CATL보다 더 높았다. CATL의 경우 원재료 공급망과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수치만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양사 모두 의미 있는 실적이라는 평가다.  

자국 내수시장에 집중한 CATL과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세액공제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 미시간 단독 공장과 GM JV1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향후 혼다 합작공장, 애리조나 단독공장 등을 통해 미국내 생산능력을 25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IRA로 북미 투자길이 막힌 CATL은 유럽을 공략 중이다. CATL은 올해 독일 정부의 첫 유럽 공장에서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헝가리에도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률은 IRA 세부 조항인 AMPC 효과 반영 여부와 상관 없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