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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VC에 추사가 건넨 위로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2023.04.20 08:00:23
어려운 시기에 진가 드러나···벤처 생태계 보존 의지는 확인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9일 08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출처=국립중앙박물관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세한도(歲寒圖)는 추사 김정희가 제자 이상적에게 선물한 그림이다. 제주 유배시절 스승을 잊지 않고 중국서적을 보낸 제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았다. 집 한채와 나무 네그루가 전부지만, 필자 같은 문외한도 황량함 속 따스한 기운을 받기엔 모자람이 없다.


본디 세한은 논어 자한 편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에서 유래됐다. "날이 추워진 뒤 소나무와 측백(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안다"는 뜻. 어려운 시기가 돼야 진가를 알게 된다는 의미다. 한결같이 인격과 지조를 지켜야 한다는 유교 철학이 스며들어 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지난 십수년 간 '온난한 기후'에 놓여 있었다. 정치권 여·야를 가리지 않고 벤처육성 의지를 이어간 덕에, 정권 변동기에도 타격이 없었다. 풍부한 자금지원은 몇 차례 발생한 금융위기에 근간을 지키는 힘이 됐다. 그렇게 한파가 물러가면 한 단계씩 성장해 왔다.


그런데 이번 위기는 확실히 다르게 체감된다. 투자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정책자금이 대폭 삭감된 영향이 컸다. 든든한 우군이 돼 온 연기금도 모험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 고금리시대 도래로 민간매칭은 언감생심이 됐다. 펀딩-투자-회수까지 '삼중고(三重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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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운용사들은 생존법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쌓인 거품을 걷어내는 작업부터 선행됐다. 역대급 성과잔치를 열었던 작년 초를 떠올리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날이 추워진 뒤 본질과 초심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게 된 셈이다.


지난 12일 딜사이트가 개최한 VC포럼에는 국내 벤처캐피탈, 기관·민간LP, 정책기관 관계자 등 70여명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현 시장 진단으로 시작해 ▲정책지원 방안 ▲민간 모펀드 활성화 ▲민간 벤처M&A ▲스팩합병 등 폭넓은 주제의 발표들이 잇따라 진행됐다.


이후 이어진 만찬자리에서는 열기가 한껏 고조됐다. 시장상황 탓에 잔뜩 웅크리고 있던 영향이었을까. 모처럼 마련된 '궁리(窮理)의 장(場)'에 다양한 고민과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서로 니즈가 맞는 이들은 협업을 도모하기도 했다. 주최자 입장에선 꽤나 뿌듯한 일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벤처캐피탈이 단순히 펀딩, 관리·성과보수 등 자신들의 실익에만 관심을 보인 게 아니었단 점이다. 오히려 벤처기업의 고통을 공감하고 상생방안을 모색하는데 시간을 더 썼다. 마중물·후속 투자 등을 통해 벤처생태계를 보전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날씨가 춥다하여 계절을 탓할 순 없다. 방한책을 찾아 버티는 게 맞다. 세한도 송백처럼 벤처투자 이해관계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파를 견뎌내길 바란다. 그림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모진 시기를 이겨 낸 송백은 솔향과 잣향이 더 그윽할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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