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올해 HMM을 비롯한 컨테이너선사들의 수익성이 한 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의 경기침체로 인해 해상운임은 크게 하락한 가운데 추후 수년간 대규모 선대투자를 예고한 만큼 수급불균형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한기평은 17일 발간한 '업황 다운사이클 진입, 해운업 점검' 리포트에서 컨테이너선사의 수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수혜를 입은 탱커선(긍정적)이나 장기공급계약을 주로 맺고 있는 건화물선(다소 부정적)대비 운임변동 폭 및 수급불균형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기평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컨테이너선사가 재미를 본 것은 글로벌 교역이 일부 중단된 데 따른 병목현상에 기인했다"며 "최근 이러한 현상이 완화되자 해운운임은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대적인 수요는 과거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해운시장의 구조적 공급과잉이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향후에도 해운시장의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글로벌 해운 경기의 척도로 꼽히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지난 17일 1033.65를 기록했는데 이는 최고점을 찍은 작년 초(5109.60)의 20.2%에 그친다. 이 가운데 HMM의 경우에는 2026년까지 선박에만 10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운임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공급만 늘리는 결과를 낼 거란 우려를 안고 있다.
다만 한기평은 해운시황 부진이 HMM의 신용도(A- 안정적)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해 시장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파산 직전까지 간 2010년대 중반에 비해 선대 및 회사 재무상태의 질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HMM은 워크아웃 이후 효율성이 높은 초대형선박을 대거 발주, 선대 및 원가경쟁력을 강화했다"며 "과거 현대상선 시절 주요 손실 원인이었던 고비용의 장기용선 비중도 축소됐다"고 전했다. 이어 "2022년말 연결기준 12조8000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재무완충력도 확보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기평은 추후 HMM의 신용등급 등락 요인에 ▲민영화 ▲2조7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상환 여부 ▲컨테이너에 편중된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업황 저하기 실적 방어 수준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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