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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결단 이재용...'뉴삼성' 경영평가 시험대
김민기 기자
2023.04.12 08:52:15
② 논란되는 감산 타이밍, 향후 결과 지켜봐야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1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잠정 실적 발표 하루 전까지도 감산 관련 내용을 전혀 몰랐습니다. 아직 감산 규모나 시기에 대해서도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탑티어(Top-Tier) 임원들 사이에서 결정이 이뤄진 것 같습니다."(삼성전자 내부 관계자)


메모리 반도체의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했던 삼성전자가 갑작스레 감산을 발표했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나온 감산 발표라 이번 삼성전자의 감산 시그널 뒤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결단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에도 과감하게 감산 없는 투자를 결정한 것도 이 회장의 결정이었고 이번 감산 결정 역시 이 회장의 결단이 없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투자 타이밍과 규모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만큼 이번 감산 결정이 향후 이재용 회장의 경영 능력 평가와 그가 이끄는 '뉴삼성'의 미래를 좌우할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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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짝 따라온 SK하이닉스 견제구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감산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무(無)감산 기조를 이어간 것은 D램 시장 점유율 강화 때문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5.1%를 기록했다. 2위인 SK하이닉스와 3위 마이크론은 각각 27.7%, 23.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3사가 D램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기술력이 올라가면서 삼성전자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삼성전자가 기술력에서 월등히 앞서며 '세계최초' 타이틀을 뺏긴 적이 없었으나 최근 서버용 D램, 3D 낸드플래시 등에서 '세계최초'를 넘겨주기도 했다. 이미 D램 미세공정도 사실상 3사가 동일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같은 국내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빠른 추격세를 벗어나기 위해 과감히 '무감산'을 결정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은 40.7%로 SK하이닉스 28.8% 대비 11%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두 기업간 점유율 차이가 한자리대로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와 증산을 결정했다. 결국 점유율 차이를 17.4%까지 늘렸다. 아직 1분기 점유율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4분기 때보다 더 점유율 차이를 벌렸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감산으로 인한 대가는 만만치 않았다. 올해 1분기 잠정실적 결과 삼성전자는 14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14년 만에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도는 6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5.75%나 급감한 수치다.


◆ 감산 결정 결정적 요인은 최악 실적 


삼성 측은 이번 1분기 잠정실적과는 관련 없이 계획된 감산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역대급 최악의 실적이 감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리 삼성전자라고 하더라도 더 이상 반도체 재고가 쌓이면 회생이 힘들 수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이재용 회장이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 계기로 파악된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적자가 커지면 추가 투자에 부담이 생기고 투자가 연기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되는 건 한 순간"이라면서 "과거 이건희 선대 회장도 생전에 "삼성이 반도체 사업으로 세 번 망할뻔 했다"고 밝힌 바 있듯이 삼성이 과거에 비해 커졌지만 위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감산 결정이 향후 어떠한 결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현재 있는 재고가 소진되면 3분기부터는 업황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로 인한 결과가 꼭 삼성전자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뒤늦은 감산에 경쟁사가 효과 볼 수도


업계에서는 통상 감산하면 2~3개월 뒤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한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감산에 들어간 상황에서 조금씩 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감산 효과가 생기는 데 이미 감산을 시작한 경쟁사들이 감산에 따른 성과를 모두 따먹을 수 있는 상황이다.


즉 경쟁사들이 본격적인 감산효과를 누리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뒤늦게 감산을 하겠다고 시장에 시그널을 준 만큼 자칫 잘못하다가는 경쟁사들만 감산 혜택을 누리고 삼성전자는 오히려 점유율을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무감산으로 버틴 만큼 내년까지 안 좋은 업황을 이어가야 유리하다"면서 "내년 초에 수요와 업황이 살아났을 때 지금 가지고 있는 재고를 대거 팔면서 점유율을 크게 가져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이 과감히 감산을 선택한 것은 무감산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충분히 얻었거나, 아니면 감산을 하는 것이 무감산을 이어가는 것보다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V'자형 보다는 완만한 개선 추세가 예상되는 만큼 감산 시기가 늦어지면 업황 반등이 내년 상반기까지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실적 반등 수준과 숫자로 이 회장의 '뉴 삼성'이 평가받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과거 2010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역시 임직원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호텔신라 지하에 있던 에르메스 매장을 호텔 1층 정문 옆으로 옮기는 용단을 내려 매출을 크게 올린 바 있다.


특히 이 회장은 단순히 D램 점유율만 잡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을 포함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세대 DDR5의 안정적인 생산 능력과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으로 '초격차'를 벌여야 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 국면이 이전 전망보다 빨리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D램가격 반등은 당장 기대하기 어렵지만 2분기부터 낙폭이 줄어들 수 있고, 하반기에는 공급량 조정이 수급 균형을 찾을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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