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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순간의 결정' 삼성 미래 좌우한다!
김민기 기자
2023.04.19 08:13:36
④ 글로벌 반도체 불황속 용인에 300조원 투자...글로벌 반도체 시장 적극 대응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08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메모리 시장 1위도 지켜야 하는데 중국 반도체 팹(공장)은 투자가 막혀있고, 파운드리 사업은 TSMC를 따라잡겠다고 공언했는데 가동률은 반대로 떨어지고 있어서 삼성도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증권 업계 관계자)


삼성전자를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걸음이 쉽지 않다. 최근 감산 결정으로 인한 메모리반도체 1위 자리의 무게감과 TSMC와의 벌어지는 격차에 이 회장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최근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에 300조원, 지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60조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전 밸류체인'에서 세계를 리드하기 위한 기반 다지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선택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줄기차게 추진해 온 '초격차 기술'을 통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해야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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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된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감산 결정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반도체를 10~15% 정도 감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기준으로 출하량은 플랫(일정)하거나 마이너스 5% 정도 수준"이라면서 "크게 웨이퍼를 줄이거나 하지 않고 기존 자연적인 감산에서 일부 조정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의 갑작스러운 감산 결정에 대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많은 추측들이 오갔지만 결국 주요 원인은 글로벌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수요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턱대고 치킨게임을 이어가기에는 미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기 키는 180㎝, SK하이닉스는 150㎝, 마이크론은 100㎝라고 생각했는데 파도가 150㎝ 정도만 쳐서 자기만 살고 나머진 물에 빠질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하지만 파도가 2m가 넘었고 더 버티다가는 본인이 빠져죽을 수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물 밖으로 뛰쳐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1분기 메모리반도체 사업부 적자 4조원은 삼성 내부도 예상하지 못한 수치다. 과거와 달리 반도체 사업 덩치가 커지면서 고정비 증가 속도가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치킨게임을 지속하는 게 이득보다는 손해가 크다는 판단에 1분기 만에 감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으로 불리는 대만 TSMC도 지난 3월 매출이 1454억1000대만달러(약 6조3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1719억7000만달러) 대비 1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실적은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월 실적이 꺾인 것은 4년만의 일이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부진이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이 대략 4~5% 정도 상승했는데 1분기 적자가 4조원이면 점유율 1%를 올리는데 1조원씩 든 셈"이라면서 "굳이 이렇게 출혈을 해서 점유율을 늘리는 게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과거 치킨게임 당시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우월한 기술 원가로 버티기가 가능했으나 최근에는 기술 원가 격차도 줄어든 것도 감산의 이유 중 하나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감산을 결정한 이유는 결국 치킨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익 대비 비용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고정비 규모 커지면서 치킨게임으로 인한 손실 폭이 과거대비 커졌다"고 전했다.


◆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 속 생존의 길


이외에도 현재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단순히 시장 논리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안보 논리도 적용되면서 무감산 기조를 이어가기엔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으로 인해 중국에서 반도체 추가 생산이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치킨 게임하게 되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주요 타깃이 된다"면서 "각국 정부가 시장 논리로 인해 자국 반도체 기업이 어려워져 도산하게 두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빠르게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감산으로 선회한 것은 중요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하겠다는 것 시그널을 준 것 자체가 세트 업체들에게는 반도체 매수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지금이라도 메모리를 사지 않으면 나중에 반도체 쇼티지가 날 때 비싸게 사야 된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세트업체들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아직은 미미하긴 하지만 그래도 최근 D램 현물 가격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 반도체 1위 지키기 위한 과감한 투자


이러한 상황에서 이 회장의 20년 동안 300조원 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대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정부는 경기도 용인에 710만㎡(215만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 세계 최대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곳에는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국내외의 우수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팹리스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의 소부장기업, 그리고 팹리스 밸리인 판교 등을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특히 이번 투자의 경우 메모리뿐만 아니라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는 세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삼성이지만 아직 파운드리에서는 TSMC에 크게 밀린 2위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300조원 투자가 단순히 경기 용인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 시스템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의 반도체지원법(미국에 투자한 반도체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법안)에 포함될 '가드레일' 조항으로 인해 보조금을 받게 되면 '중국'의 반도체 공장에 추가로 투자할 수가 없다.


여기에 반도체 시설 접근 허용 요건의 경우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국방부 등 국가안보기관의 접근이 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기술 및 영업 비밀의 유출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미국과 중국이 아닌 국내에서 반도체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시그널을 미국이나 중국에 보여줘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용인에서 시스템반도체 단지를 조성키로 했지만 언제든 메모리 공장으로 바꿀 수 있고 미국과 중국의 상황에 대비해 유연하게 삼성도 대처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반도체 판도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회장의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향후 삼성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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