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카나리아바이오엠이 헬릭스미스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됨에 따라 사측이 소액주주들이 모여 만든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다소 우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경영권 인수계약 체결에 따른 벼락 임시주주총회 소집으로 비대위 측의 이사진 제안 기회도 원천봉쇄 됐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연합(전 헬릭스미스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달 초부터 지분 모으기 작업에 착수했다. 내년 정기총회 때 사측 이사의 임기 연장을 막는 동시에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진 선임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 헬릭스미스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3명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소액주주연합 측 인사는 3명에 불과하다. 소액주주연합 측은 핵심 파이프라인인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 미국 임상 3상(3-2) 중간결과 발표가 연기됐을 뿐만 아니라 주가 부진이 계속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높아 충분한 수준의 지분을 모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나리아바이오엠이 헬릭스미스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경영권 양수도 계약에 따라 사측 우호지분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영권 양도 계약으로 헬릭스미스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을 3자배정 대상자로 하는 297만7137주(약 350억 원)의 유상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지분 7.3%를 보유하게 돼 헬릭스미스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예정이다. 신주 발행에 따라 김선영 대표의 지분율(특수관계인 포함)은 희석(7.27%→6.73%)되지만 사측 우호지분은 기존 7%대에서 약 14%대로 늘게 됐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도 "헬릭스미스 현 경영진, 또 이들에게 우호적인 소액주주들의 지분에 카나리아바이오엠이라는 우호지분이 더해지면서 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액주주연합을 바라보는 주주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수준(40%대)의 지분율을 모으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측의 우호지분이 늘어나 소액주주연합의 셈법도 복합해졌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영권 인수계약 체결에 따른 임시주주총회 벼락 소집으로 비대위 측의 이사진 제안 기회도 사라졌다. 상법상 주주는 주주총회 6주 전까지만 주주제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연합 측 관계자는 "이번 임시주총 벼락 소집 꼼수로 소액주주측은 주총일 6주전까지 해야 하는 이사진 제안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계획적으로 이사진 제안이 불가능한 시점으로 잡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연합 측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들은 임시주총에서는 새로운 이사 5인 선임안에서 최소 3인 이상 부결을 시키고, 정기주총에서 소액주주연합 측 이사 2인 이상을 그 자리에 진입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 활동에도 본격 착수한 상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측이 지분 경쟁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헐값 매각 이슈 등으로 주가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볼 때 기존 회사 측을 지지하던 소액주주들이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면서 "회사 측과 소액주주연합 측 모두 이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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