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카나리아바이오엠의 헬릭스미스 인수 소식에 주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선영 대표가 주주들의 동의 없이 '헐값매각' 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반면, 일부 주주들은 소액주주연합 계속되는 경영권 위협 속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향후 신약 임상개발에만 집중 할 수 있게됐다는 입장이다.

먼저 소액주주연합(전 헬릭스미스 비상대책위원회)을 지지하는 주주들은 이번 계약을 '헐값매각'으로 규정하고 지분 모으기를 통해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헬릭스미스는 2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카나리아바이오엠과 경영권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헬릭스미스가 카나리아바이오 모회사인 카나리아바이오엠에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297만7137주(약 350억원)를 신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같은 날 헬릭스미스는 카나리아바이오의 손자 회사인 세종메디칼이 발행하는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취득키로 했다. 사실상 카나리아바이오 측의 인수 금액이 50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연합 측은 1월31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회사와 카나리아바이오 측의 이사 선임을 저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액주주연합 측은 "소액주주들이 3번에 걸쳐 4500억원을 유증해줬다"며 "회사 자산인 현금 800억원과 마곡 본사 건물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시주총에서 회사와 카나리아바이오의 임원이 선임되면 앞으로 3년동안 뒤집기 힘들다"며 "해임은 또 2배가 돼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임시주총서 패배하면 정기주총은 의미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과거 비대위 당시 주주대표 및 자문변호사 역할을 담당하며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았던 배진한 변호사도 전선에 합류했다. 그는 올해 초 김선영 대표와의 표대결에서 패배한 후 경영권 분쟁에서 완전이 손을 뗀 상태였다. 하지만 김선영 대표가 카나리아바이오엠과의 경영권 이전 계약을 체결하자 또 다시 경영권 분쟁 최전선에 뛰어들었다.

최근 카나리아 측 관계자를 만났다는 그는 "그들은 회사의 성공적 인수를 위한 소액주주들의 협조를 간청하고, 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기이한 딜을 중단하고 그만 물러나기를 설득하는 팽팽한 대화만 나눴다"면서 "저는 이 딜이 카나리아와 김 대표 독재 연장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라 판단된다. 걸어오는 싸움은 마다하지 않는다는 제 원칙대로 다시 주총 전의 검을 잡지 않을 수 없을 듯 하다"고 말했다.

반면 헬릭스미스 투자자로 알려진 유튜버 '절제투자주식연구소(이하 절제)' 등 일부 주주들은 소액주주연합 계속되는 경영권 위협 속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절제는 "사실 조금 더 자금적인 여유가 있는 회사가 들어왔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지금 소액주주연합에 정기총회에서 이사회를 장악하기 직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액주주연합의 힘이 어떤 회사보다 강하다"며 "이들이 계속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해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액주주 역시 "소액주주연합이 계속 경영권을 위협하다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면서 "차라리 이번 계약을 통해 김 대표가 신약개발 임상에만 올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