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업비트가 국내 거래소중 첫 번째로 금융위원회에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완료했다. 지난달 트래블룰 구축을 위한 거래소간 합작법인 설립에서 탈퇴하며 독자 노선을 택한 업비트가 신고까지 가장 먼저 완료하며 시장에서는 업비트의 '독점'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주식회사가 지난 20일 오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완료했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는 지난 3월 특금법 개정안 시행 이전 사업을 영위하던 기존 사업자들의 경우 오는 9월24일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실명확인 계좌'구비라는 신고 필수 요건을 갖춘 국내 4개 거래소중 업비트가 첫발을 뗐지만 아직까지 다른 3개 거래소 신고 가능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한 은행들이 신고시 필요 서류인 '계좌 확인서'를 발급해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4개 거래소 순서를 가른 것은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에 대한 은행들의 태도다.
FIU에 따르면 사업자 신고시 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확인서에 꼭 들어가야 하는 주요 항목 중 '트래블 룰'과 관련된 'AML/CFT위험평가'에 대한 은행 실사가 지연되고 있어 발급이 늦춰지고 있다.
트래블룰이란 가상자산 사업자가 입출금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시스템으로 정보 수집을 위한 거래소간 공조가 필요하다. 앞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은 지난 6월 해당 요건 충족을 위해 트래블룰 공동 대응을 위한 합작 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은행권 요구에 맞는 시스템을 4대 거래소가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이러한 공조에 문제가 발생했다.
문제의 시작은 업비트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불참 선언이었다. 업비트는 지난 7월 JV에 참여하지 않고 두나무의 자회사 람다256이 구축한 자체 트래블룰 솔루션을 이용하겠다 밝혔다. 업비트의 국내 거래소 시장 점유율은 80%로 JV 불참에 대한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업비트가 빠진 상황에서 나머지 거래소들이 은행의 요구에 충족할 만한 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지 시간과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트래블룰이라는 것은 가상자산 사업자간 공동 대응이 중요한데, 20%의 점유율을 가진 빗썸, 코인원, 코빗만 참여하는 형국"이라며 "JV 참여 의사를 밝혔다가 돌연 탈퇴를 결정한 업비트의 태도로 다른 거래소들의 트레블룰 이행 계획이 늦춰졌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NH농협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는 빗썸과 코인원은 지난달 NH농협이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 전까지 '가상자산 입출금'을 금지를 요구하며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이 지연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빗과 계약한 신한은행 역시 NH농협의 대응 이후 트래블룰에 대한 고심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케이뱅크는 업비트의 독자 행보에 대해 "내년까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대한 모습이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업비트로 이익을 많이 본 케이뱅크는 다른 은행들과 달리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에 더 너그러웠을 것"이라며 "케이뱅크 특혜로 시간을 번 업비트는 더욱 꼼꼼하게 트래블룰 구축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 전했다.
한편,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을 위해 가상자산 입출금을 중지하라는 NH농협의 대응에 대해 빗썸과 코인원은 아직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빗썸 측은 "계좌와 관련해서는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코인원 측도 "논의 중"이라고만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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