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부동산 호황기에 취급했던 중도금대출 등의 부실 정리가 장기화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부실PF 정리 이후에도 실질적인 부실 위험이 일부 남아 있는 데다, 부동산 중심 여신 구조 역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따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NPL비율은 12.62%로 전년동기(9.96%) 대비 2.6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 11.53%를 기록하며 10%대를 넘어선 이후 올해 1분기에도 추가 상승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NPL비율 상승의 배경에는 부동산 관련 여신 부실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지난해 1분기 4180억원에서 올해 1분기 4352억원으로 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관련 여신 규모는 3조1017억원에서 2조7334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부동산 여신 내 고정이하여신 비중은 13.5%에서 15.9%로 상승했다.
이는 과거 취급했던 중도금대출 등 부동산 관련 여신의 부실 부담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준공 시점에 잔금대출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고정이하여신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특히 차주와의 채무보증 관련 소송이 이어지면서 소송 종료 전까지 채권 회수가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최근 수년간 부실채권 상각·매각과 경·공매, 자율 구조조정 등을 병행하며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왔다. 이를 통해 PF 관련 위험 노출을 줄여왔지만 과거 취급한 중도금대출 부실 영향은 아직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중도금대출은 분양 이후 준공까지 통상 2~3년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그 사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만기 시점에 잔금대출 전환이 어려워진 사례들이 있었다"며 "일부 사업장의 경우 채무보증 관련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회수 절차가 지연됐고, 이 영향이 최근 NPL비율 상승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부실PF 정리 이후에도 실질적인 위험 부담이 남아 있어 향후 추가 손실 부담이나 자산건전성 저하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저축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 펀드에 매각한 부실PF 사업장의 경우 매각 대금 상당 부분을 해당 펀드의 후순위 수익권으로 재투자하면서 위험을 일부 유지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곽노경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은 "저축은행업권에서는 부실PF 자산을 매각한 이후에도 후순위 투자 형태로 일부 위험을 계속 부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겉으로는 PF 익스포저가 축소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질적인 위험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워 추가 손실 부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건전성 부담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여전히 높은 부동산 중심 여신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여신은 2조7334억원으로 전체 여신의 42.2%를 차지했다. 주요 상위권 저축은행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은 8.6%, OK저축은행은 23.7%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부동산 중심 여신 구조에 대한 재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증권사를 중심으로 기업금융(IB)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우량 기업금융과 투자형 자산 확대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그룹 내 증권사를 기반으로 한 기업금융(IB) 네트워크와 투자금융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며 "향후 한국투자증권과의 연계 영업이나 그룹 차원의 투자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한 자산 다변화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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