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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공시 코앞인데…인뱅 1호 케이뱅크만 '하세월'
한진리 기자
2026.04.16 07:00:20
카카오 선제 구축·토스 IPO 대비…상장사 케이뱅크는 아직 '준비 단계'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5일 10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금융당국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금융권 전반의 대응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단순 공시를 넘어 비재무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 여부가 향후 규제 대응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ESG 보고서 발간이 사실상 '사전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대응 방식에서는 뚜렷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해부터 ESG 보고서를 발간해 왔다. 토스뱅크는 관련 채비를 마치고 올해부터 발간에 나선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케이뱅크는 ESG 공시 의무 대상에 편입됐음에도 발간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채 미온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3사 가운데 ESG 체계를 외부에 공개하는 기본 채널조차 갖추지 않은 곳은 케이뱅크가 유일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027회계연도(2028년 공시)부터 자산 30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2029년부터는 전체 상장사로 확대하는 'ESG 공시 로드맵'을 발표했다. 의무 공시가 현실화되면서 금융사가 비재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ESG 보고서의 '연속성'과 '정합성' 등 완성도가 주요 평가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ESG 보고서를 정례적으로 발간하며 관련 데이터 체계를 꾸준히 쌓아왔다. 반면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카카오뱅크를 제외하고 아직 보고서를 내지 않고 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비재무 관리 체계 구축이 후순위로 밀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ESG 경영 선두 주자는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상장 첫해부터 홈페이지 내 ESG 페이지를 만들고 ESG 보고서를 발간해 왔다. 3사 중 유일하게 매년 보고서를 꾸준히 내고 있다. 상장 초기부터 글로벌 투자자 대응을 염두에 두고 ESG 데이터를 정비하면서 공시 수준에 준하는 관리 체계를 조기에 구축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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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6년차를 맞은 토스뱅크는 올해 첫 발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홈페이지 내 ESG 페이지를 신설하며 외부 공표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고,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하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 ESG 체계 구축을 마쳤다. 특히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 '브라보비버'에 지분투자 형태로 참여하는 등 자체 사회공헌(CSR) 활동이 자리 잡으면서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외부에 공개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도 보고서 발간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토스뱅크의 행보를 향후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비상장사임에도 ESG 보고서를 선제적으로 발간하는 것은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비재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그래픽=딜사이트 오현영 기자)

반면 케이뱅크의 행보는 더디다. 출범 10년차를 넘어섰지만 ESG 보고서를 발간한 적이 없다. 2027년부터 발간 여부를 검토하며 단계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쟁사 대비 대응 속도가 늦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가 '투자자 대응', 토스뱅크가 'IPO 준비'라는 명확한 목적 아래 ESG 체계를 구축한 것과 달리, 케이뱅크는 상장 추진과 자본 확충 등 재무 이슈에 집중하면서 관련 준비가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장을 마친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가 30조 원을 넘어서며 2028년 ESG 공시 의무화 1차 대상에 포함됐다. 상장사로서 비재무 정보 공개 책임이 커진 상황임에도 ESG 보고서 발간에 가장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상장에 집중하면서 ESG 데이터 수집과 관리 체계 구축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ESG 보고서는 공시와 달리 준비 기간이 상당히 필요한 작업으로 꼽힌다. 공시가 규정(가이드라인)에 따른 결과 제출이라면, 보고서는 기업이 직접 범위와 기준을 설계해야 하는 만큼 오히려 준비 난이도가 높다. 보고서 발간이 지연되는 것은 비재무적 리스크 관리 체계가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ESG 보고서는 정해진 틀이 없어 어디까지를 ESG 범주로 설정할지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공시보다 오히려 준비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무가 아니라고 해서 상장사가 보고서 발간을 계속 미룰 수는 없는데 공시 시점에 맞춰 갑작스럽게 대응할 경우 데이터 오류나 시스템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투자자뿐 아니라 실제 고객 기반과도 맞닿아 있다. ESG 평가는 자본시장 영역을 넘어 소비자 선택 기준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모바일 플랫폼 이용률이 높은 2040세대는 ESG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대응이 뒤처질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모바일 금융 수요층은 ESG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분명한 세대"라며 "금융사를 선택할 때 금리나 편의성뿐 아니라 기업의 가치와 방향성까지 함께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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