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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행의 두 얼굴…낙인과 리빌딩 차이
이소영 기자
2026.04.13 09:30:16
③ 2부서 1부로 명확한 승급 경로 필요…연기금·공제회에 제도적 인센티브도 있어야
이 기사는 2026년 04월 01일 11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3000 시대를 향한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이 시작됐다. 정부는 프리미엄과 스탠다드로 나누는 리그제를 통해 시장 신뢰 회복과 자금 재편을 동시에 노린다. 자금 쏠림과 낙인 효과, 기관 자금 유입이라는 서로 다른 흐름 속에서 코스닥은 나스닥처럼 질적 향상을 이룰 수 있을까. 해외 사례를 통해 시장에서 이뤄질 옥석 가리기의 실체를 살펴본다. 기술특례로 입성했지만 실적이 저조한 기업들이 마주할 현실과 기관 자금 유입을 위한 필수 과제들을 짚어본다.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인 저평가 해법으로 제시된 2부제 도입을 두고 시장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 두갈래로 엇갈리고 있다. 경쟁을 통한 시장 체질 개선과 자본 선순환을 기대하는 낙관론이 앞서지만 일각에선 기관투자가 부재라는 구조적 결함을 외면한 외형 위주의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거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의 핵심은 프리미엄과 스탠다드의 이원화다. 이는 단순한 칸막이 나누기가 아니라 상장사 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해 시장 전반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을 전제로 한다.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이번 조치가 상장사들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이끌어낼 마중물이 될 계기라고 본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유동성 공급을 넘어 구조적 변화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시장 전반의 리레이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프리미엄 세그먼트 편입이 실질적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기업들이 주주 환원과 IR 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선순환 구조 정착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제는 세부 실행 방안이다. 특히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진입 장벽을 어느 높이로 설정하느냐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기준이 지나치게 낮으면 차별화에 실패하고 너무 높으면 소수 기업만의 리그로 전락해 성장 사다리라는 코스닥 본연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세그먼트 편입 기준과 대표지수 구성 요건이 제도 안착의 핵심"이라며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는 초기 단계의 변별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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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세그먼트 분리에 따른 낙인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스탠다드 시장으로 분류된 중소 유망 기업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며 오히려 자금 조달의 통로가 막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정보 비대칭이 심한 시장 특성상 인위적인 등급 나누기가 자산 배분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 병폐인 기관투자가 실종 문제다. 기관 비중이 80%에 달하는 나스닥과 달리 6% 수준에 불과한 국내 시장 환경에서 외형적 구조 개편만으로 한계를 극복하기가 어려울 거란 지적이다. VC업계 다른 관계자는 "시장 구조의 근본적인 모순을 방치한 채 추진되는 정책은 결국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며 "코스닥3000과 같은 목표 수치에 매몰되기보다 연기금 등 장기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실질적인 유인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코스닥 2부제가 실직적인 코스닥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지 또 다른 탁상행정의 결과물로 남을지는 실행 결과를 봐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향후 정부가 발표할 세부 가이드라인은 정교해야 하고, 기관 투자가 참여를 이끌어낼 정책적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특히 시장 구획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2부에서 1부로 이동할 수 있는 명확한 승급 기준과 경로 설계다. 이동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2부는 곧 낙인 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 퇴출 직전의 기업들이 즐비한 마이너리그에 속하는 것 자체만으로 해당 기업은 2류 혹은 3류 기업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관 투자가의 시장 참여를 위해서도 정부는 단순한 정언명법과 같은 의지가 아니라 인센티브 구조를 갖춰 나아가야 한다. 이를테면 연기금·공제회의 투자 가이드라인을 완화하고, 상장지수펀드(ETF)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만한 벤치마크 지수를 편입해야 할 수 있다. 재정경제부 세제실을 통해 세제 혜택 또는 위험가중치 완화를 고려해볼 가치도 충분하다. 


2부제를 시행하는데서도 위험요인은 명확하다. 거래량이 지금의 코스닥보다 감소할 것이고 이럴 경우 기존 코넥스 시장처럼 가격 왜곡이 일어나 정상기업이라도 과중한 기업가치 할인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시장이 갖춰야 할 자금조달 기능의 상실인데, 이를 미연에 방지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실 정책이 실패하는 지점은 대부분 징벌적 구조화가 일어날 때이다. 관리종목에 지정되더라도 회생 트랙을 만들어야 하며, 기술·성장 기업에 대한 재평가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2부 시장을 단순한 '저품질 기업 수용소'로 둘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과 재도약을 지원하는 리빌딩 트랙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오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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