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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해저케이블 턴키 경쟁력 '승부수'
신지하 기자
2026.02.04 07:00:30
①1단계 HVDC 해저케이블 수주전 예열…"LS전선과의 기술 탈취 분쟁, 서해안 프로젝트와 무관"
이 기사는 2026년 02월 03일 18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 2공장 공장 조감도. (사진=대한전선)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대한전선이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겨냥해 해저케이블 턴키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설계·생산·시공·시험·유지보수까지 해저케이블 전 밸류체인을 자체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단순 공급사를 넘어 정부의 전력망 구축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초대형 국가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의가 점차 구체화하는 가운데 그동안 대한전선이 준비해 온 투자와 인프라 확충이 실제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1단계 사업은 올 상반기 중 사업 추진 방향과 일정이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준공 목표 시점이 기존 2031년 말에서 2030년 말로 1년 앞당겨진 만큼 올해부터는 설계와 인허가, 세부 노선 확정 등 사전 절차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물밑에서는 해저케이블 공급과 시공을 염두에 둔 전선업체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일각에서는 한국전력공사가 상반기 내 해저케이블 제작과 시공 입찰까지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대한전선은 전체 사업 구조를 감안할 때 실제 발주까지는 다소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가 단순 설비 조달이 아닌, 노선 구성과 기술 방식이 함께 결정되는 대규모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기 때문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케이블만 따로 발주하는 사업이 아니라 전체 전력망의 구조와 기술 방식이 먼저 정해져야 하는 프로젝트"라며 "엔지니어링과 기본 설계가 선행된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케이블 제작과 시공, 변환 설비 발주가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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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호남권과 서해안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대규모·장거리 송전하기 위한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반 전력망 구축 사업이다. 재생에너지 생산지는 서남권에 집중돼 있는 반면,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몰려 있는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국가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이 가운데 1단계 사업은 전북 새만금에서 경기 서화성까지를 잇는 구간으로, 편도 기준 약 220㎞에 달한다. 송전 안정성을 고려해 해저케이블을 왕복으로 설치하는 구조인 만큼 실제 투입되는 해저케이블 물량은 400㎞를 웃도는 대형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총 사업비는 11~12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사업 시행 주체는 한전이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대한전선과 LS전선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1단계 사업의 주요 수주 경쟁자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모두 해저 HVDC 케이블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만큼 경쟁 구도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다만 접근 방식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LS전선이 해외 HVDC 프로젝트를 포함한 글로벌 실적과 기존 레퍼런스를 강점으로 내세운다면,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설계부터 생산, 시공, 시험,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턴키 수행 역량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사업을 중심으로 생산과 시공 역량을 함께 강화해 왔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해상풍력 확대 흐름에 맞춰 설비 투자와 조직 정비를 병행하며, 해저케이블 전 공정을 아우르는 역량을 키워왔다. 이 같은 턴키 수행 역량을 갖춘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소수에 그친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6월 당진 해저케이블 1공장을 종합 준공, 영광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투입될 내부망 해저케이블을 생산 중이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을 착공했다. 2공장에는 640kV급 HVDC 해저케이블과 400kV급 HVAC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수직연속압출시스템(VCV) 타워 등 핵심 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며, 오는 2027년 가동이 목표다. 회사는 이를 통해 내·외부망, 다이나믹 케이블, HVDC와 초고압교류송전(HVAC)을 아우르는 해저케이블 생산 체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시공 역량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2023년 말 국내 유일의 해저케이블 포설선(CLV)인 '팔로스(PALOS)'호를 확보했으며, 지난해에는 해저케이블 전문 시공업체 대한오션웍스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해저케이블 포설과 엔지니어링 경험을 내부화해 대형 프로젝트 대응력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향후 HVDC 해저케이블 수주 확대에 대비해 전용 CLV 추가 확보도 검토 중이다.


HVDC 케이블의 안전성과 신뢰성 검증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전선은 최근 충남 당진 케이블공장 내에 7000㎡(2200평) 규모의 HVDC 케이블 전용 테스트 센터를 구축했다. 최대 640kV급 육상·해저 HVDC 케이블을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춰, 프로젝트별로 요구되는 다양한 규격과 성능을 자체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비롯한 국내외 HVDC 프로젝트에 보다 선제적인 대응 여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대한전선은 최근 영광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와 안마해상풍력 사업에서 내부망 해저케이블 턴키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해상풍력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등 주요 국가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뒷받침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축적된 국내 실적을 기반으로 해외 수주를 확대해 국가 경제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한전선과 LS전선 간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향후 프로젝트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대한전선은 해당 사안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프로젝트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은 해저케이블 1공장과 관련된 사안으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에 투입될 HVDC 해저케이블을 생산하는 2공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조사 대상 역시 케이블 기술이나 제품이 아니라 공장 레이아웃과 설계 범위에 국한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참여를 위한 준비는 현재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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