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1단계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2GW급 전압형(VSC)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설비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 11조원 가운데 약 4조8000억원이 변환설비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LS일렉트릭은 HVDC 풀 라인업과 기술 내재화로 변환설비 분야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서해안 1단계 변환설비 입찰을 염두에 두고 2GW급 전압형 HVDC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수행 기간은 내년까지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2GW급 전압형은 아직 해본 적이 없는 영역"이라며 "지난해부터 국책과제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목표 기간은 내년까지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과제에 참여해야 사업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국내 변환설비 업체들이 저마다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전압형 2GW급 HVDC는 기존 전류형 대비 기술 난도가 높다.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변환하는 것은 물론, 계통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제어 기술까지 동시에 요구된다. 특히 525kV급으로 국가기간 전력망에 적용하는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 때문에 단순 설비 제작 능력보다 설계·엔지니어링·시스템 통합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LS일렉트릭은 기술 내재화를 우선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부품 단위의 단순 국산화 여부보다는 설계와 엔지니어링, 시스템 통합 역량을 내부에 축적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LS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 솔루션 기업 GE버노바와 전압형 HVDC 핵심 설비인 변환 밸브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 HVDC 전용 공장을 기반으로 GE의 기술을 접목해 제조와 시스템 통합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단순 조달이 아닌 공동 개발과 생산 역량 내재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국산화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하다"며 "모든 부품을 우리 손으로 다 만드는 게 핵심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히타치나 GE 같은 글로벌 업체들도 모든 센서를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건 그 기술을 엔지니어링해서 시스템으로 묶고,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했다.
LS일렉트릭은 HVDC 변환설비 전반을 아우르는 풀 라인업도 확보했다.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엑스포 2026'에서 HVDC 변환용 변압기(C-TR), 무효전력보상장치(STATCOM), 밸브 등 관련 설비를 전면에 배치했다. 이는 변환설비를 통합 시스템 단위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업 수행 경험도 적지 않다. LS일렉트릭은 '북당진~고덕', '동해안~수도권' 등 국내 대형 HVDC 사업에서 변환설비를 공급했다. 누적 수주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선다.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도 확대했다. LS일렉트릭은 최근 1008억원을 투자해 부산사업장 내 연면적 1만8059㎡ 규모의 제2생산동 증설을 완료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2생산동은 기존 1생산동 대비 면적은 1.3배, 생산 캐파는 2.3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번 증설로 부산 사업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2000억원에서 60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부산사업장은 국내에서 HVDC 변환용 변압기를 생산하는 전용 기지를 갖춘 곳으로,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HVDC 사업을 수행해 본 경험이 있고 생산 설비도 확보했다"며 "1단계 사업이 구체화되면 바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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