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KB금융그룹 계열사 KB캐피탈이 보수적 자금 운용 전략으로 고금리 터널을 성공적으로 통과하고 있다. 회사채 중심 장기 조달과 고금리 차환 효과를 통해 안정적 자금 운용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으며, 자동차금융 자산과 그룹 후광을 기반으로 유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내실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KB캐피탈은 2025년 3분기 말 기준 외부조달 14조7009억원 가운데 93.6%에 해당하는 13조7592억원을 회사채(신종자본증권 포함)로 조달하고 있다. 단기차입금 비중을 최소화하고 만기가 긴 회사채 위주로 조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유동성 리스크를 낮추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조달 전략은 실제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KB캐피탈의 평균 조달비용률은 지난해 1분기 4.1%에서 3분기 3.8%로 하락하며 3%대에 진입했다. 과거 고금리 시기에 발행했던 채권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신규 채권으로 차환되면서 전체 조달 비용을 끌어내린 결과다. 작년 9월 말 기준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부채의 평균 금리가 약 4.6% 수준인 반면, 최근 발행된 3년물 회사채 금리는 2.8% 안팎에 형성돼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금융시장 내 발행금리가 소폭 상승했으나 KB캐피탈은 여전히 3년물 기준 3% 미만으로 조달하고 있다"며 "만기 도래 물량을 감안할 때 전체적인 조달비용 경감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동성 대응 능력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5년 9월 말 기준 KB캐피탈의 1년 이내 만기도래 자산/부채 비율은 96.9%로 전년 말(110.6%) 대비 하락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규모 여신 상환으로 1년 이내 만기도래 자산은 2024년 말 6조185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5조8301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단기사채 발행이 일부 증가하면서 1년 이내 만기도래 부채는 같은 기간 5조5941억원에서 6조185억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1일 이내 만기도래 부채 대비 즉시가용유동성비율은 135.1%로 양호한 수준이며, 2400억원 규모의 금융권 차입 약정 미사용 한도도 확보하고 있어 단기 유동성 부담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영업자산 구조 역시 안정성을 뒷받침한다. 전체 영업자산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할부·리스 등 자동차금융 자산은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연체율 변동성이 크지 않고, 매달 원리금이 유입되는 구조여서 현금 흐름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필요할 경우 해당 자산을 기초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추가 자금 조달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KB캐피탈이 이 같은 보수적 전략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으로 KB금융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꼽는다. KB캐피탈은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그룹의 유사시 지원 여력이 반영된 'AA-(안정적)'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조달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연임이 확정된 빈중일 대표의 '내실 경영' 기조 역시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KB캐피탈은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건전성 관리와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며 다가올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KB캐피탈은 그룹의 후광효과와 자동차금융이라는 확실한 담보를 통해 안정적인 조달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며 "단기 자금 소요 부담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고금리 차환 물량 소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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