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데브시스터즈의 최대 미션은 '넥스트 쿠키런' 발굴이다. 2024년 핵심 지식재산(IP) '쿠키런'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 빛을 발하면서 수익성과 재무 유동성을 전성기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원 IP 리스크'는 여전하다. 실적 반등의 원천이 여전히 단일 IP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과거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IP 다각화 전략을 펼쳤지만, 최근 몇 년 새 서비스를 잇따라 종료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쿠키런: 오븐스매시' 이후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선 차기작 발굴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는 2024년 '쿠키런: 킹덤'의 글로벌 흥행 이후 실적 회복을 기반으로 재무 안정성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현금성자산(158억원)과 기타유동금융자산(912억원)을 합치면 1070억원대로 집계된다. 여기에 장기기타금융자산(1034억원)을 합치면 약 21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적자를 기록했던 2023년 3분기(1700억원) 대비 약 24%, 전년 동기(2045억원) 대비 약 3%가량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은 2023년 마이너스(-) 91억원에서 2025년 3분기 411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시가총액이 6일 기준 약 3900억원임을 고려하면, 시총의 약 60%가량을 현금성 또는 유동 가능한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신작 투자나 외부 협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재무 여력과 별개로, 자체 현금 창출력은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데브시스터즈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4년 3분기 311억원에서 2025년 3분기 197억원으로 1년 새 36% 감소했다. 핵심 타이틀인 '킹덤'과 '브레이커스'의 글로벌 성과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신작군의 흥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24년 -230억원에서 -72억원으로 개선됐지만,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8억원에서 -74억원으로 악화했다. 투자를 줄여 유동성을 방어했지만, 자금 유출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다. 돈은 쌓였지만, 벌어들이는 힘은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과거 IP 다각화 시도의 성과 부진과 맞물려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2014년 코스닥 상장 이후 설립한 벤처캐피털(VC) 데브시스터즈벤처스를 통해 혁신 스타트업 육성과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쿠키런 IP 의존도를 낮추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2016년 데브-청년창업 투자조합 2호 펀드를 시작으로 ▲데브-넥시드 청년창업 투자조합 3호 ▲데브-혁신모험초기 투자조합 4호 ▲데브-청년창업 투자조합 6호 ▲스마트-데브 투자조합 7호 ▲데브-혁신솔루션 창업초기 투자조합 8호 ▲데브-청년창업 투자조합 10호 등을 결성했다. 이를 통해 펄어비스, 스튜디오비사이드 등 다수의 게임사를 발굴키도 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021년엔 사업 다각화를 목표로 다수의 중소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다이브 스튜디오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영역 개척을, 람다256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 진출을 모색했다. 그러나 투자 대상이 데브시스터즈의 게임 개발·운영 역량과 유의미한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설상가상 엔데믹 이후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데브시스터즈의 투자 시계도 멈췄다. 2022년엔 블록체인 자회사 '플립필드'를 설립키도 했으나, 수익성 확장에 어려움을 겪으며 2024년 청산했다. 신사업 확장이 리스크로 작용한 사례다.
본업에서도 쿠키런 외 IP 확장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데브시스터즈는 ▲2020년 3D 스타일링 SNG '스타일릿' ▲2022년 슈팅 게임 '데드사이드클럽' ▲2023년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 '브릭시티' 등을 선보였지만, 시장 안착에 실패하며 현재는 모두 서비스가 종료된 상태다. 결과적으로 쿠키런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만한 IP는 남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데브시스터즈의 IP 다각화 전략에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일 IP 의존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외형 성장과 무관하게 실적 변동성과 밸류에이션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데브시스터즈의 '넥스트 쿠키런' 찾기에 다시 시동이 걸릴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오븐스매시' 이후 출시 일정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포트폴리오 확장의 일환으로 선보였던 작품들이 연달아 고배를 마신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데브시스터즈는 상장 이후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지만, 규모 대비 성과가 제한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쿠키런 IP 중심 구조는 단기적 안정성을 주는 동시에 장기적으론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븐스매시' 이후 어떤 방식으로든 차기 성장 축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재무 체력 역시 소모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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