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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판매 영토 확장…더딘 리스크 분산 효과
김정희 기자
2025.12.30 09:04:10
④중국·인도로 시장 다변화…3분기 누적 북미 매출 전체 41.5%, 5년 새 6.6%p↑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9일 07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시장에 전사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지 완성차 생산은 물론, 배터리 공장과 제철소까지 구축하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관세 등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미국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북미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 따른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이 공격적으로 진출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중국 시장으로 미뤄볼 때, 특정 시장에 대한 집중 전략은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딜사이트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진출 현황과 과제 등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판매 지형을 넓히고 있다. 북미 시장 비중이 확대되면서 관세 부과 등 정책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리스크를 분산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런 시장 다변화가 단기간에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아픈 손가락 중국부터 기회의 땅 인도까지…전방위 영토 확장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최근 글로벌 판매망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먼저 과거 효자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중국은 한때 현대차·기아의 핵심 성장축이었다. 현대차·기아는 2000년대 초반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이후 현지 생산 거점을 8곳까지 늘리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연간 판매량은 초기 3만여대에서 2016년 180만대까지 증가했다. 당시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량이 약 790만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5대 중 1대가량이 중국에서 팔린 셈이다. 


그러나 성장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7년 사드(THAAD) 사태에 따른 한한령 여파로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20만대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4%에 달했던 시장 점유율은 0.65%까지 하락했다. 현대차·기아가 다시 꺼내든 카드는 전기차다. 현대차는 올해 10월 중국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일렉시오를 출시했고, 2027년까지 중국 전용 전기차 6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2023년 전용 전기차 EV5를 출시한 기아는 2030년까지 중국에서 전기차 18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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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는 인도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0월 인도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30년까지 51억달러를 투자해 신차 26종을 출시하고 시장 점유율 15% 달성을 제시했다. GM으로부터 인수한 탈레가온 공장 가동으로 기존 첸나이 공장과 합쳐 연 100만대 생산 체제를 갖췄다. 최근에는 인도를 기존 인도·아중동 권역에서 분리하고 첫 현지인 대표를 임명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도 나섰다. 기아는 셀토스·쏘넷 등 현지 전략형 모델을 앞세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아는 2030년 전체 판매 목표(419만대)의 약 10%(40만대)를 인도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의 외연 확장은 중동·일본·아프리카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국부펀드와 손잡고 현지 최초의 완성차 생산 거점인 HMMME를 건설 중이다. 일본 시장에서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차를 앞세워 재도전에 나섰다. 아프리카에서는 중단됐던 현대차의 알제리 조립공장 건설이 5년 만에 다시 추진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판매 지형 확대는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미 시장에 과도하게 쏠린 사업 구조를 분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약 3100만대로 미국(약 1600만대)의 두 배에 달한다. 


인도는 중국, 미국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인도 승용차 시장 판매량은 올해 430만대, 2030년에는 575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는 주요 시장인 미국·유럽과 비교해 판매 규모는 10분의 1 수준이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도 등 신시장 공략은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북미 등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대외 변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 여전히 40% 넘는 북미 비중…리스크는 현재진행형


현대차·기아가 중국·인도·중동 등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지만 북미 비중을 상쇄할 만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현대차·기아 전체 매출(225조4689억원)에서 북미 지역(93조7522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1.5%로 집계됐다. 2020년(34.9%)과 비교하면 6.6%포인트(p) 상승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44.6%로 9.4%p, 기아는 36.6%로 2.3%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양사 합산 판매량 역시 122만대 수준에서 137만대로 12.3% 늘었다. 북미 시장이 확고부동한 실적 중심축인 셈이다. 


현대차·기아의 북미 비중이 커진 만큼 미국 관세 부담 등 정책 변화에 따른 피해도 상당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4월 수입차에 25% 고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는 2·3분기에 각각 1조6142억원, 3조552억원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최근 관세율은 15%로 낮아졌지만, 기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를 적용받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인 상황이다. 기아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관세 영향은 3분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0월 미국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와 최근 연비 기준 완화 방침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온 현대차·기아로서는 부담 요인이다. 실제로 현대차·기아의 10월 미국 전기차 판매는 3834대로 전년 동월 대비 61.6% 감소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세제 혜택 종료 이후 미국 전기차 판매 감소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인도나 중동 등에서의 성과가 미국 시장의 의존도를 낮추기에는 아직 체급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다변화 전략이 실질적인 리스크 분산 효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현대차·기아 중국 시장 전략 주요 내용. (그래픽=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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