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문턱을 높여온 시중은행들의 연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신규 대출 심사를 대폭 강화했지만 규제 이전에 개설된 마이너스통장(마통)이 올해 마지막 변수로 부상하면서다.
최근 증시 강세와 잇단 기업공개(IPO) 흥행이 맞물리며 기존 마통 한도를 활용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빚투(빚으로 투자) 자금 인출이 급증한데다, 12월 중순까지 IPO 기대주들이 연이어 상장을 앞두고 있어 연말 가계대출이 크게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1일 기준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7582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말 잔액 기준으로 2022년말(42조546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11월말 잔액인 40조837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열흘 여 동안 6745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강화된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 흐름과 상반된 모습이다. 은행들은 올해 하반기 들어 주택담보대출 등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사실상 중단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8조3134억원으로 이달 들어 179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 평균 증가액(163억원) 역시 11월 평균(504억원)의 약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주담대의 경우 같은 기간 610조8646억원을 기록해 전월말(611조2857억원)보다 4211억원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은 마통의 증가세가 이같은 가계대출 관리 효과를 상쇄시킬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공모주 청약 증거금 마련 과정에서 마통 자금이 대거 활용될 가능성이 큰 점이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수익을 기록하는 종목이 연이어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났고,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하며 마통 인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 증시 호조와 공모주 흥행으로 마통 잔액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가계대출 관리 측면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요인"이라며 "이미 개설된 마통은 사전 승인된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어 사실상 직접 통제가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이 마무리되는 이달 19일 이후가 올해 가계대출 관리의 중요한 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 공모주 시장에는 시가총액 규모만 8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기업 '세미파이브' 등 투자자 관심이 높은 기업들의 청약 일정이 예정돼 있다. 청약 증거금 환불이 완료되는 22일 이후 마통 대출 규모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모주에 활용된 마통 대출은 올해 가계대출 관리의 마지막 변수"라며 "최종 결산 시점 대출 잔액이 급증할 경우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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