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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송창현…외부 인재 성공 사례 '오점'
김정희 기자
2025.12.04 17:20:16
현대차그룹 SDV 전략 제동…송창현, 성과 없이 보상만 '두둑'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4일 16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영입한 주요 외부 인사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송창현 현대자동차·기아 첨단플랫폼(AVP) 본부장(사장)의 사의 표명은 정의선 회장이 일관되게 추진해 온 성과·능력 중심의 외부 인재 등용 전략에 아쉬운 사례로 남게 됐다. 정 회장이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천문학적 투자를 지원했음에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고, 겸직 논란까지 겹치며 내부 반감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이 2005년 기아 사장 취임 이후 20년 가까이 외부 인재를 등용해 굵직한 성과를 거둬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송 사장의 이탈이 향후 정 회장의 인사 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그룹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재를 과감하게 중용한 인사 정책으로 주목받았다. 이번에 사의를 표명한 송 사장 역시 정 회장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사업 개발을 위해 영입했던 인물이었다. 송 사장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으로 2019년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기업 포티투닷을 창업해 국내 자율주행 업계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이 회사를 인수하며 송 사장을 미래차 핵심 기반인 SDV 전략 책임자로 임명했다. 하지만 송 사장은 불과 3년 만에 사의를 표명하며 현대차그룹을 떠났다. 


사의 표명의 핵심 이유는 성과 부진이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약 3년간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경쟁사인 테슬라는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인 감독형 FSD를 국내에 도입했고 벤츠, 혼다 등도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차에 탑재했다. 반면 현대차는 2027년부터 레벨 2+ 기술을 양산 차에 적용할 계획으로 이들과 비교해 상당 부분 뒤처져있다. 


내부 반감도 컸다. 송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정 회장의 배려도 겸직 불가 원칙을 깨고 포티투닷 대표와 현대차 사장을 겸직해왔다. 여기에 송 사장은 현대차가 포티투닷 지분 약 80%를 4500억원에 매각하면서 2500억원가량을 손에 쥐기도 했다. 사내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성과 없이 보상만 챙겼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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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송 사장의 이탈은 그동안 성공 공식으로 통했던 정 회장의 외부 인재 영입 전략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2005년 기아 사장 취임 이후 20년 가까이 외부 인재를 등용하며 굵직한 성과를 거둬왔다. 아우디·폭스바겐에서 디자인을 총괄하던 피터 슈라이어를 2006년 기아 디자인 총괄 부사장(현 현대차그룹 디자인 고문)으로 데려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슈라이어 고문은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손꼽혔던 인물이었다. 그는 기아에 합류한 이후 직선의 단순화를 디자인 철학으로 정하고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 그릴(흡입구)을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으로 만들었다. 이는 투박했던 기아의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를 토대로 기아는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여러 번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디자인으로 인정받는 자동차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외부 인재 영입 성공은 이어졌다. 지난해 인사에서 승진하며 현대차 최초의 외국인 사장이 된 호세 무뇨스 사장은 닛산 북미법인장, 전사성과담당(CPO) 등을 지낸 글로벌 판매·마케팅 전문가다.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한 뒤 북미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점유율 확대를 이끌었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무뇨스 사장이 회사에 합류한 2019년 7.5%에서 올해 1~10월 누적 기준 10.9%로 3.4%포인트(p) 상승했다. 


현재 정 회장과 함께 그룹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는 장재훈 부회장도 현대차그룹 순혈이 아니다. 장 부회장은 삼성그룹 공채 출신으로 삼성물산에서 근무하다가 닛산, 노무라증권 등을 거쳐 2011년 현대글로비스 글로벌사업실장 상무로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현대차 고객가치담당, 경영지원본부장, 제네시스 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현재 정 회장의 믿을맨으로 자리매김했다.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외교 전문가 성 김 사장(현 현대차 전략기획 담당), 미국 나사 출신 신재원 고문(도심항공교통), 벤틀리 출신 루크 동커볼케 사장(현대차그룹 디자인총괄), 포르쉐 출신 만프레디 하러 부사장(차량개발총괄) 등도 정 회장 체제의 외부 인재 영입 전략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여태껏 정 회장은 적재적소에 우수 인재를 배치해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사업 경쟁력을 크게 높여왔고, 성공으로 이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만 이번 송 사장의 이탈로 정 회장의 인재 영입 사례에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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