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슈퍼개미'로 불리는 배진한 노블리제 대표와 상장사 베뉴지가 경영진 해임 등을 두고 내달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인다. 배 대표 측은 베뉴지의 대규모 주식 투자가 비정상적인 경영 행태라며 경영진 해임 및 감사 선임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배 대표 측이 최측근을 감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향후 현 경영진에 대한 줄소송으로 갈등은 확대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베뉴지는 오는 12월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임시주총은 베뉴지 지분 10.57%를 보유한 2대주주 배진환 노블리제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의 제안으로 이뤄진다. 이날 베뉴지와 배 대표 측은 ▲김만진 사내이사(회장) 해임 ▲정창민 감사 해임 ▲배주한·이정섭 신규 감사 선임 등 총 5개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베뉴지와 배 대표 간의 갈등은 수 년째 지속되고 있다. 배 대표는 여러 종목의 주식에 투자해 거액의 이익을 낸 '슈퍼개미'다. 그는 당초 투자 목적으로 베뉴지 지분을 취득했다가 지난 2023년부터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이후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며 사 측에 주주환원을 요구하다 현재는 경영진 해임을 요구하는 수준으로까지 갈등이 격화됐다.
주요 쟁점은 베뉴지의 몸집보다 큰 대규모 주식 투자다.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이 회사가 투자한 상장주식(공정가치금융자산) 규모는 15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비중이 85%로 전해진다. 베뉴지의 시가총액이 12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100% 지분 가치를 훨씬 상회하는 규모로 주식을 투자하는 상황인 셈이다. 본업인 예식장·골프장 운영 등은 뒷전으로 미루고 전문성이 부족한 금융투자에 역량을 쏟는 비정상적인 경영 행태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금융자산 규모가 상당한 탓에 사실상 주가 등락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작년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 회사는 306억원에 달하는 금융자산 평가손실을 입었다. 같은 기간 베뉴지는 1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투자한 주식이 급락하면서 순이익은 오히려 마이너스(-)113억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우는 경영이 미흡한 주주환원과 주식 저평가의 원인이 됐다는 볼멘소리가 주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3년간(2022년~2024년) 베뉴지의 영업이익은 100억원~18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기간 회사는 주식투자에 따른 실적 변동을 이유로 12억원~20억원 수준의 인색한 배당을 유지해오고 있다. 올해 주식시장이 호황을 기록했지만 베뉴지는 작년과 동일한 20억원(주당 50원) 수준의 배당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뉴지 주가 역시 2000원~2400원 사이 박스권에 갇혀있다. 코로나19 이후 예식장 및 호텔 고객 증가로 매출과 이익 모두 개선됐음에도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이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 수준으로 시가총액이 보유한 자산가치를 한참 밑도는 실정이다. 사실상 본업과 무관하게 보유한 주식 가치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면서 이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평가다.
배 대표 측은 베뉴지의 주식투자 등을 두고 이사회의 내부통제 실패라 보고 감사 선임 및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투자 목적과 기준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배 대표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경영진은 "여긴 내 회사이고 내 마음대로 운영하는데 간섭하지 말고 떠나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질적으로 표 대결을 통해 배 대표 측이 현 경영진을 해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만진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51.49%인 반면 배 대표 측 우호 지분은 20~30% 수준으로 전해진다.
다만 배 대표 측은 3%룰을 활용해 이번 임시주총에서 배주한·이정섭 등 새로운 감사를 선임한 뒤 경영 문제를 감독·점검하고 이사 책임 소송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주주가치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배주한 후보의 경우 배 대표의 친형이자 온라인 교육 플랫폼 데카몬의 공동대표로 알려졌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베뉴지의 이사회로 진입할 경우 본격적으로 배 대표의 손발을 맞춰 감사 업무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 대표는 "베뉴지는 이익도 잘 나는 회사고 실적도 우상향하고 있지만 자사주 소각이나 주가 관리 등 주주환원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회삿돈으로 삼성전자 등의 투자는 대규모로 하면서 정작 주주들에 대한 배당은 인색하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 추천을 하는 이유도 이 같은 비정상적인 경영에 대해 최소한의 감시가 필요하다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반대로 베뉴지 측은 배 대표 측의 주장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주식 투자의 경우 대규모 부동산 처분으로 발생한 잉여 자금을 예금 대신 우량 자산에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대규모 금액을 상장 주식에 투자할 때 이사회 결의 등 관련 법령을 모두 준수했으며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다시 회복하면서 실제 평가손익 등을 누적하면 3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차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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