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KT가 해킹사태 속 재무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밸류업 전반을 향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 3분기 부동산·클라우드 등 주요 계열사가 선방하며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4분기부터 해킹사태 보상 비용이 본격 반영되고 위약금·과징금 등 추가 리스크도 가해지면서 추후 배당·자사주 정책에 일부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선 해킹 규모가 경쟁사 대비 적고 주력 통신 부문과 주요 그룹사 실적이 지속 성장세를 이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고배당 기조 등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인공지능(AI) 부문에서 약진 중인 SK텔레콤이 해킹사태 보상·과징금 여파로 배당 전반에 제동을 건 상황 속, KT는 기존 밸류업 추이를 이어가며 시장 분위기 반전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앞서 KT는 올 3분기 매출 7조1267억원, 당기순이익 44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16.2% 증가한 수치로,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 주요 그룹사 성장과 더불어 강북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일회성 분양 이익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해킹사태에 따른 재무적 영향이 아직 가시화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KT는 최근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유심 교체를 단행하고,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 2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약 40일간 위약금 면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위약금 면제 대상이 전체 고객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과징금 규모도 아직 불투명하다는 점은 최대 변수이자 리스크로 꼽힌다. 1인당 위약금 규모가 최대 수십만원에 달하고 과징금 역시 최대 수천억원대로 점쳐지는 점을 고려하면 1개 분기 순이익과 맞먹는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 밖에 늑장·미숙 대응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최근 경찰 압수수색까지 이어진 만큼, 기업가치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는 밸류업 가능 여부와 직결된다. KT는 현재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에 투입 중이다. 올해부터는 2028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계획이다. 연간 2500억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이 뒤따르는 셈이다. 최대 경쟁사인 SK텔레콤이 최근 고객보상, 과징금 여파로 손익이 적자 전환하면서 3분기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한 점을 고려하면 추후 KT도 일부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텔레콤이 배당주로서의 매력도를 포기하면서까지 경영 정상화에 힘을 싣는 데엔 중장기 성장을 향한 의지가 자리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4분기까지 배당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해킹수습에 따른 비용 규모가 어느 정도 가시화됐다는 점"이라며 "KT의 경우 아직 후폭풍이 시작되지도 않아 재무적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수치화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SK텔레콤이 역대 최대 규모의 1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을 고려하면 KT로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늑장·미숙 대응이 더해져 최근 경찰 압수수색까지 이뤄진 만큼, 기업 신뢰와 가치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업계 관계자도 "만일 위약금 면제가 확대될 경우 경쟁사의 마케팅 공세가 거세져 고객 이탈이 본격화할 공산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한개, 두개 분기 만을 놓고 해킹여파 규모를 추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임 대표의 경영 기조부터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조사 결과까지 여러 변수가 공존해 꽤 장기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각에선 해킹사태에 따른 단기 여파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텔레콤 해킹피해 고객보다 규모가 적어 보상 관련 일회성 비용도 제한적일 것이란 이유다. 당장 재무적 여력에도 무리가 없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올 4분기 유심교체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역성장한다 해도 3분기까지 실적 성장을 이어 온 만큼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성장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밸류업 기준인 별도기준 순이익의 경우 올 3분기 누적 1조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배당에 활용되는 이익잉여금은 14조98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해킹사태에 따른 가입자 이탈률도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KT 이동통신 가입회선은 1369만7079개로 전달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중 5G회선 증가율은 3사 모두 0.4%대를 기록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SK텔레콤 해킹사태 이후 마케팅 출혈경쟁이 이어지며 번호이동이 일시적으로 급증했지만, 이후 마케팅 경쟁이 잠잠해지고 고객들의 이동 피로감도 누적되며 이동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추후 위약금 면제 확대 여부는 계속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통신3사 모두 과거 수준의 출혈경쟁으로까진 치달으려 하지 않는 분위기라 번호이동 수요도 생각보다 미미할 순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배당주 매력도가 한층 떨어진 만큼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필요한 때"라며 "AI에서 치고 나가는 SK텔레콤이 경영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며 주주환원에 제동이 걸린 상황 속 KT는 주주환원에 한층 힘을 실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KT는 해킹수습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를 인정하면서도 추후 밸류업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앞서 이 회사는 올 3분기 주당 600원의 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 상향된 수준이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배당과 관련해 "해킹 관련 일시적 재무 영향이 있을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불확실성도 존재한다"며 "다만 연간 재무성과와 주주들의 기대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사회가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조원 자사주 매입 계획에 대해선 "올해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마쳤다"며 "내년에도 균등 기준으로 갈지, 조정이 있을지는 경영 변화에 따라 이사회에서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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