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KT 차기 대표 선출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내부 출신 6명과 외부 1명으로 구성된 후보 7인의 윤곽이 드러났다. 최근 해킹 사고 여파와 낙하산 논란으로 흔들린 상황에서 내부에서는 KT를 잘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업계와 이사회 안팎에서는 외부 인사인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어 내부 반발과 정치적 부담까지 겹친 채 인선 과정이 복잡하게 흐르고 있다.
최근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33명의 지원자 가운데 김철수 전 KT스카이라이프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남규택 전 KT CS 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주형철 전 대통령실 경제보좌관, 홍원표 전 SK쉴더스 사장 등 7명을 1차 후보군으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KT 출신이 다수를 차지하는 내부 중심 구도지만 업계에서는 주형철 전 보좌관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그는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경력을 시작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보좌관, 경기연구원장, 이재명 캠프 정책본부 부본부장 등을 지내며 기술과 정책 모두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통신·AI·규제 환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 상황에서 정책 조율 능력과 대정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점이 이사회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SK컴즈 대표 시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경험한 전력과 전·현 정권과의 연계는 내부 반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직전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 외부 출신 경영진의 한계를 경험한 조직 분위기 속에서 또다시 '낙하산' 외부 인사가 수장으로 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반면 KT가 AI 인프라 기업 전환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주파수 정책, AI데이터센터(AIDC) 구축, 규제 대응 등 대외 환경 변화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형철 전 보좌관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해킹 사고 이후 신뢰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내부 안정형 리더'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정책 조율형 리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서는 구도다.
주 후보를 제외한 내부 출신 후보들도 각기 강점을 갖고 있다. 박윤영 전 부문장은 B2B 기반을 다진 내부 전문가로 과거 두 차례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만큼 검증된 인물로 평가된다. 이현석 부문장은 아이폰 국내 첫 출시와 5G 상용화를 주도한 무선·단말 전문가로 유일한 현직 임원 프리미엄이 있으며 최근 내부 신임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해킹 사고와 관련해 대표와 함께 공식 사과한 당사자라는 점은 부담이다.
김태호 전 사장은 KT IT기획실장 출신으로 민간과 공공을 넘나든 경영 경험이 강점이다. 김철수 전 사장은 LG유플러스와 KT에서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경험했고 남규택 전 사장은 '쇼·올레·기가인터넷' 등 주요 브랜드 캠페인을 이끈 마케팅 전문가다. 홍원표 전 사장은 KTF 전략기획조정실장 출신으로 삼성전자·삼성SDS·SK쉴더스를 거쳤으나 SK텔레콤 보안 사고 직후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력이 변수로 지목된다.
다만 이번 후보 명단을 둘러싼 노조의 반발은 상당하다. KT새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절차적 투명성을 문제 삼고 있다. 공식 발표 이전에 후보자 명단이 언론에 유출된 점 자체를 지적하며 이사회가 후보자 명단과 추천 경로를 명확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후보 선정 기준과 평가 근거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만큼 현재까지의 심사 과정이 충분히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조는 일부 후보의 과거 이력과 관련한 우려도 함께 제기하며 이사회가 전문성과 경영 적합성을 중심으로 평가 기준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존 노조 역시 외부 출신 경영진 선임에 대한 조직 내 우려가 존재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내부 인사의 안정적 리더십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KT 차기 CEO에게는 해킹 사고로 훼손된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고 AI·AIDC 중심의 신성장 전략을 정립하는 한편 내부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과제가 동시에 주어진다. 내부 출신과 외부 출신을 둘러싼 갈등이 남아있지만 현재로서는 정책·규제 대응 능력이 중시되는 분위기 속에서 주형철 전 보좌관에게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편 KT는 9일 온라인 면접을 진행한 뒤 16일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하고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를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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