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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도 혁신론 대두 …"차기 대표 선임 투명해야"
전한울 기자
2025.11.19 09:00:19
②대표 선임 앞두고 이사회 재편…KT 경영리스크 개선 위해 구조적 혁신 따라야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8일 17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사옥. (제공=KT)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KT가 신임대표 공모를 마감하며 본격적인 검증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일부 영향력을 갖춘 이사들에 대해 현 위기상황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김영섭 전 KT 대표가 해킹사태 책임을 지고 연임을 포기하면서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기도 했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이사회의 권한 강화 기조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현 사외이사 8명 중 7명이 전 정권에서 선임됐고 이사회가 최근 주요인사, 조직개편 권한을 강화하는 등 논란이 커지면서 사외이사가 대거 물갈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KT가 장기적으로 경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선 이사회 구조 전반에도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그렇지 않으면 KT가 사장으로 누가 오더라도 독자적이고 제대로 된 경영을 이어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최근 내부 반대 의견에도 자체 권한을 대폭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외이사 구조에 혁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T 이사회는 최근 사전보고 범위를 확대토록 하는 이사회 규정을 개정했다. 대표가 부문장급 임원, 법무실장 인사를 비롯해 주요조직 전반을 개편할 경우 이사회의 사전 심의와 의결을 받도록 한 것이다.


당시 내부에선 '이사회 기능과 역할을 한참 넘어선 월권 행위'란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간 개정이 아니라 위법 소지는 없지만 과도하게 이사회 기능이 확대될 경우 인사, 조직 개편 과정에 외압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이는 오히려 '전체주주 이익'에 반하게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일부 이사가 이에 굴하지 않고 개정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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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김 대표가 사퇴 직전 측근에 대한 임원 인사를 강행하려 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대안'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핵심 직책에 대한 개정을 시도한 점은 '알박기 인사'를 향한 의지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KT 이사회는 2005년 이사 자격을 경쟁사와 계열사 임직원까지 확대한 뒤 당시 SK C&C 사외이사였던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대표로 선임하면서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다. 


이 같은 이사회 논란과 시장 우려의 중심에는 올 11월까지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한 김성철 교수가 자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미디어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통신·미디어 전문가로 꼽힌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전 정부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 등에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김 교수는 2023년 구현모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반대 등으로 사퇴한 뒤 이사회가 사실상 해체된 상황 속 KT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이후 그는 이사회 의장으로 당시 공석이었던 대표 자리에 김영섭 현 대표를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김 교수가 해킹사태 책임 일환으로 의장직을 내려놓자, 같은날 김 대표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임기 종료를 앞둔 김 교수를 포함한 사외이사 4명이 모두 재선임된 데엔 김 대표의 연임과 부동산 매각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역시 김 교수와 김 대표 사이의 긴밀한 연관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도 김 교수가 IT전문가라기보다는 미디어 전문가가 맞다는 시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KT 대표가 임기 종료를 앞둔 시점부터 주변 사외이사들이 연임을 적극 제안하고 입김을 불어넣는 것으로 안다"며 "사업 연속성보단 정권 등 환경 변화에 발맞춰 사내 입지를 계속 유지하려는 복안으로 비춰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관 개정 역시 이견은 첨예하지만, 전반적인 정황상 당장 부당 인사를 방지하겠다는 공정심보단 신·구 낙하산 인사를 위한 보호 장치로 작용할 공산이 큰 상황"이라며 "현 상황에 비춰보면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이용복 법무실장 등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도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 중인 상황 속에서 사외이사를 단체로 재선임하는 것은 전문성이나 유착관계 우려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이번 정관 개정 사례도 위법성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막대한 권한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비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사회 의장직을 장기간 수행한 김 교수가 사외이사직까지 내려놔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제기된다. 소수노조인 KT 새노조 관계자는 "새 대표를 선임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앞둔 상황에서 이사회 규정 개정으로 권한만 강화해 내부 카르텔 구축 논란을 스스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김성철 전 이사회 의장은 의장직만 내려놓았을 뿐 여전히 사외이사로 남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대표 선임에 관여한다"며 "이는 사실상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KT 이사회 조직도 및 주주 구성. (그래픽=신규섭 기자)

이 같은 우려는 이사회 구조 전반에 대한 혁신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현 사외이사 8명 중 7명은 전 정권에서 임명됐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최근 AI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 속 해킹사태까지 더해지면서, 단순 사외이사 증원만으론 전문성 및 정당성을 입증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상법에 따르면 3명 이상의 사외이사만 두면 되지만, KT 사외이사는 8명으로 통신 3사 중 가장 많다. SK텔레콤 5명, LG유플러스 4명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반면 사내이사는 2명 뿐이다. 사실상 '사외이사가 KT를 지배한다'는 이야기가 불거진 배경이다.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대학장은 "현 사외이사 대부분이 전 정권에서 정치적으로 선별된 만큼,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최근 재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 이사회 권한만 키워나가는 비상식적인 사례가 잦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주의 국가에서 주주들의 영향력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인데, KT는 민영화가 된 지 23년이 지나도 여전히 정권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사외이사 수를 줄여 사내이사와 균형을 맞추고, 이중 AI·통신 전문가 비중을 늘려나가는 작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KT 사외이사진이 법조계·학계 인사 위주로 구성돼 있어 신임 대표 선임 중에서 AI 전문성이 고려될 지도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KT 관계자는 "현 이사회는 ICT, 미래기술, 재무·회계, 리스크·규제, ESG 등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구성됐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KT 이사회가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8인으로 구성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관 개정은 회사 경영 전반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로도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며 "사외이사는 사내이사보다 사업·조직 내부 상황을 접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외부에서 공정한 시선으로 전문성을 발휘해 경영 전반을 감독·견제하는 역할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최근 신임대표 공모를 통해 총 33명의 후보군 구성을 마쳤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후보 심사의 객관성 및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경영 ▲산업 ▲리더십·커뮤니케이션 등 분야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번 후보군을 대상으로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연내 최종 1인을 선정한 뒤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후 이사회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도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할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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