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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메모리사업부장에 '한진만'…HBM4보다 D램 가격 협상 '적임자'
이세연 기자
2025.11.19 07:00:17
D램 생산 늘려 SK하이닉스 영업익 추격…성숙 공정 캐파 '범용 D램' 상당수 배정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8일 14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반도체(DS) 사업의 핵심 목표를 '수익성 극대화'로 설정하고, 이에 맞춘 전략 재편에 나서면서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이 메모리 사업부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기술력이 올라오고 판매가 극대화되기 전까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는 범용 D램에 무게를 싣는 그림이다. 


최근 업계에서도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출신인 한진만 사장이 메모리사업부장 하마평에 거론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물린다는 해석이다. '전마' 출신인 한 사장이 메모리사업부장으로 와서 D램과 낸드 단가 협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면 내년과 내후년도 DS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100조에 육박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HBM의 생산 목표치를 기존대로 유지하는 대신, 범용 D램의 생산량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10나노급 5세대(1b) D램 캐파(생산 능력)를 추가로 확충해 상당 부분을 범용 D램에 배정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일부 활용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회사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무조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며 "그동안 SK하이닉스의 기술 경쟁력에 밀려 주춤했지만 HBM으로 단기간에 역전을 노리기엔 아직은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성 측면에서는 확실히 우위를 보여야 한다는 내부 기조가 강해졌다"면서 "영업이익 1위를 회복해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장에 자신감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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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DDR5·LPDDR5X·GDDR7 등 범용 D램에서 수익성 제고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이들 제품의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D램 캐파를 HBM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의 공급이 줄었고, 이에 따라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이다. 반도체 유통업체 퓨전월드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2GB DDR5 메모리칩 모듈의 11월 계약 가격은 239달러로 9월(149달러) 대비 60% 뛰었다.


반면 삼성전자의 HBM 사업은 여전히 시장 지위가 경쟁사 대비 강하지 않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내년부터 전작인 HBM3E 12단 제품의 가격 하락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HBM4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야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와 HBM4 공급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고 점유율도 부족하다. HBM4에서 SK하이닉스와 동일한 가격을 받는다고 해도 현 시점의 수율과 원가 구조를 고려하면 범용 D램 수준의 수익성까지는 나오지 않는다.


이에 삼성전자도 HBM은 기술력 강화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조금씩 뺏어오는 전략을 유지하고, 기존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D램과 낸드에서는 시장 장악력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HBM의 경우 수익성은 포기하더라도 점유율을 높이는 방안이며 이로 인한 손실은 범용 D램으로 막는다는 계산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HBM4의 베이스다이를 자체 제작하고 있지만, TSMC에 베이스다이 생산을 맡기는 SK하이닉스와 비교해 원가 구조가 그리 좋지 않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4의 총 원가가 HBM3E보다 30%가량 높아졌음에도 불구, 엔비디아로부터 유사한 수준의 가격 프리미엄을 확보해 수익성을 방어했다. 삼성전자는 HBM4 코어 다이에 1c D램 공정을 적용하는데, 소규모 웨이퍼 테스트 기준 수율이 50%에 그쳐 양산 단계로 넘어가려면 상당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한진만 사장을 메모리사업부장 차기 후보로 앉힐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진만 사장은 지난 2020년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을 지낸 인물로, 가격 협상 등 영업력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빅테크 레퍼런스가 부족했던 파운드리사업부에서도 애플과 테슬라를 연이어 고객사로 확보하며 성과를 입증한 바 있다.


앞선 회사 관계자는 "한 사장이 최근 메모리사업부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게 된 이유도 가격 협상력 때문"이라며 "내년 범용 D램의 가격 급등세를 기회로 삼아, 한 사장의 협상력을 활용해 이익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전자도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 증산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최근 범용 D램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어, HBM과 범용 D램 간 상대적 수익성을 고려해 추가 증산 규모는 시황을 모니터링하며 적정 수준으로 확정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1b D램 캐파를 추가로 확충하는 방안은 기존 생산 라인을 전환 투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나노급 D램 공정 기술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1c(6세대) 순으로 발전해왔다. 삼성전자는 1z 등 성숙 공정 라인에 대해 전환 투자를 집행해, 추가로 확보된 캐파를 범용 D램에 상당수 배정할 전망이다.


또 낸드 캐파 일부를 범용 D램용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컨콜에서 "낸드는 기존 라인을 선단 공정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히는 등 낸드 증설에 상당히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낸드 캐파를 오히려 줄이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애플 등 고객사의 증설 요구에 휘둘려 손해를 본 경험이 많아 낸드 사업에 보수적인 편"이라며 "최근의 낸드 가격 상승세도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 캐파 일부를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내년도 영업이익 추정액을 삼성전자 76조2045억원, SK하이닉스 70조2742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외국증권사인 모건스태인리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낸 '메모리-최대 가격 결정력'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116조4480억원, 이 중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은 94조6250억원으로 예상했다.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35조2200억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 전망치는 109조8960억원이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HBM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최우선 경영 기조로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 영업이익률이 7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컨콜 Q&A에서 캐파 믹스(mix) 조정 가능성에 대해 "일반 D램 이익률이 HBM과 비슷해질 가능성은 있지만, 당사는 일시적인 수익성 변화만으로는 캐파 믹스를 즉시 조정하진 않을 것"이라며 HBM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6년 DDR5 마진이 HBM을 상회해 수익성 역전이 예상된다"면서 "전체 D램 생산 능력의 70%를 범용 D램으로 운영하는 삼성전자가 직접적인 수혜를 거둘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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