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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는 '전열 유지'…사업 재편 불안정 속 안정 찾기
이세연 기자
2025.11.21 14:25:13
② 황 실장은 '수율 개선', 한 사장은 '영업력'으로 하마평 올랐으나…1년 더 지켜보기로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1일 13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그래픽=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전열 유지'를 택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범용 D램 생산량 확대에 집중하는 등 과감한 사업 재편이 예정돼 이번 인사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HBM3E가 하반기에 들어서야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 차세대 HBM4 역시 양산 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불안정한 상태라 1년 더 지켜보기로 했다. 다만 전영현 부회장이 SAIT원장직을 떼어내 DS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삼성전자는 21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DS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장 자리를 그대로 유지한다. 대신 전 부회장이 맡았던 SAIT원장에는 박홍근 사장이 새롭게 위촉됐다.


당초 업계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DS부문에 대대적인 변화를 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삼성전자가 최근 사업 전략을 과감하게 재편하고 있는 데다, 내년을 '수익성 극대화'의 원년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내년 HBM 생산 목표치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는 대신, 범용 D램 생산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10나노급 5세대(1b) D램 캐파(생산 능력)를 추가 확보하고,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활용하는 등 여러 시나리오를 준빈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영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직을 후임에게 넘기고 DS부문 총괄에 전념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아 1년간 수율 개선과 시장 점유율 회복을 이끌어온 만큼, 역할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었다. 후임 후보로는 황상준 D램개발실장,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송재혁 CTO 등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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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황상준 실장은 D램 수율을 끌어올려 전 부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인물"이라며 "반면 한진만 사장은 영업력이 뛰어나 내년 범용 D램 가격 협상에서 수익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 때문에 후보군에 포함됐다. 공급 부족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단 몇십원의 단가 차이가 수익성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후 실시하는 첫 인사라는 점도 '쇄신설'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DS부문의 실적이 정상화 국면에 들어선 지 오래되지 않은 만큼, 현 체제를 1년 더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3분기 기준 DS부문 매출은 33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7조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13.1%, 81.3% 증가했다. SK하이닉스를 제치고 D램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다. 시장조사기관 차이나플래시마켓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D램 매출 기준 점유율은 34.8%로 SK하이닉스(34.4%)를 근소하게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가장 큰 화두인 HBM 사업 역시 이제 막 방향을 잡기 시작한 단계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회사 측은 "HBM3E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양산·판매 중이며, HBM4는 샘플을 요청한 모든 고객사에 이미 출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3사 중 유일하게 진입하지 못했던 엔비디아 HBM 공급망에 합류한 것만으로 의미 있는 성과지만,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HBM 시장이 내년부터 차세대 HBM4로 빠르게 재편되는 만큼 HBM3E 판매량 성장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보다 약 30% 낮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다 해도 내년 엔비디아 HBM3E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HBM4는 아직 엔지니어링(ES) 샘플 테스트 단계로, 향후 검증 과정에서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가 이번 인사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배경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메모리사업부장뿐 아니라 파운드리사업부장 교체설도 제기된 바 있다. 아직 뚜렷한 실적 개선의 '터닝포인트'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현 체제를 유지한 것은 한진만 사장이 최근 애플·테슬라 등 주요 고객을 확보하며 입지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어, 파운드리 만큼은 속도보다 '내실 있는 성장'을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나마 DS부문에 힘을 실어주는 변화로는 전 부회장이 SAIT원장 직을 박홍근 사장에게 넘긴 점이 꼽힌다. 내년 1월1일자로 입사하는 박 사장은 1999년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돼 25년간 화학·물리·전자 등 기초과학과 공학 전반을 연구해온 글로벌 석학이다. 향후 SAIT에서 미래 반도체 기술 연구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 밖에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이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대표이사직로 선임되면서 '2인 대표이사 체제'가 복원되기도 했다.


한편 DS부문은 내년에 사업부 본연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사적으로 'D램 수율 올리기'에 역량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높은 수율은 곧 수익성 향상으로 직결돼, 삼성전자가 내년 목표로 세운 '수익성 극대화'와도 일맥상통한다. 현재 삼성전자 HBM4의 웨이퍼 테스트 기준 수율은 50%에 불과해, 이를 양산 단계까지 유지한다고 해도 손익분기점(BEP) 수준이다. 전 부회장이 황 실장의 수율 개선 역량을 높이 평가하는 만큼, 내년에도 황 실장을 중심으로 공정 안정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변화가 없었던 사장단 인사"라며 "DS부문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건 기술 경쟁력이 아직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보통 사업이 안정될수록 조직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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