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국내 1세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가 5년 만에 나선 펀드레이징이 국민연금기금의 출자 없이도 이미 3000억원을 넘어서 순항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를 시작으로 다수의 기관 유한책임투자자(LP)들을 사로잡으면서 펀딩에 나선 지 반년 만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최근 골칫거리던 11번가 회수도 마무리하면서 향후 국민연금 수시출자 기대감도 커졌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Q는 최근 군인공제회가 주관한 프라이빗에쿼티(PE)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PE 분야에는 3400억원이 배정됐으며 H&Q는 300억원~400억원의 자금을 내려받을 예정이다. H&Q를 포함해 ▲다올PE ▲더함파트너스 ▲KY PE ▲하일랜드PE 등 총 10곳의 운용사가 선정됐다.
H&Q는 올해 상반기부터 신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목표 금액은 6000억원~7000억원 규모다. 지난 5월 교직원공제회 출자사업에서 승기를 거두며 1000억원을 단숨에 확보한 데 이어 최근 우정사업본부도 기관 LP로 확보했다. 이 밖에 금융기관들의 수시출자도 이뤄지면서 현재까지 3000억원 가량을 모집했다. 반년 만에 목표 금액의 절반을 채운 셈이다.
연말까지는 과학기술인공제회와 노란우산공제 출자사업이 남아있다. 과기공 출자사업의 경우 최근 프레젠테이션(PT) 심사까지 마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H&Q가 지원한 대형 부문에는 ▲VIG파트너스 ▲우리PE-NH투자증권 ▲케이스톤파트너스 ▲KCGI 등 총 5곳이 경쟁하고 있다. 과기공은 이 가운데 2개 내외의 GP를 선정해 각각 500억원씩 출자할 예정이다.
H&Q의 전신은 글로벌 운용사 H&Q아시아퍼시픽 서울 사무소다. 국내에 PEF 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난 2005년 분사해 토종 PEF로 자리 잡았다. 토종 PEF 운용사 중 가장 오래된 업력을 지닌 국내 PEF 업계의 산증인으로 평가받는다. 이정진·이종원·임유철 등 3인 체제에 2019년 김후정 대표가 합류해 4인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특히 H&Q는 국내 최대 기관 투자가인 국민연금의 선택을 매번 받아온 우등생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5년 PEF에 대한 첫 출자를 H&Q 1호 펀드에 집행했다. 해당 펀드의 경우 만도, 케이에스넷 등 제조업 기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내부수익률(IRR) 28.5%, 투자원금대비(MOIC) 2배의 회수 실적을 기록했다. 이후 국민연금은 H&Q 2호~4호 펀드에 모두 앵커LP를 맡는 등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2호 펀드의 경우 피투자기업 에스콰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투자원금이 손실을 입으면서 아쉬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곧바로 3호 펀드에서 잡코리아, HK이노엔, 일동제약 등의 투자에서 잭팟을 터뜨리면서 원금대비 3배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H&Q 1호~3호 펀드를 모두 합산한 수익률은 IRR 19.2%, MOIC는 2.12배에 달한다.
최근에는 3호 펀드의 골칫덩이였던 11번가 회수도 마무리하면서 국민연금 수시출자도 노려볼 만한 상황을 조성했다. 국민연금은 직전에 출자한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의 수익률을 합산해 IRR 12% 이상을 달성할 경우 우수 운용사로 선정해 대규모 자금을 별도의 입찰 없이 집행한다. 11번가에 투자한 프로젝트펀드 수익률이 1~2%로 추정되는 만큼 3호 펀드와 수익률을 합쳤을 때 우수운용사 기준에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럼에도 당초 원금 회수마저 불투명했던 상황을 해결하면서 수시출자를 기대할 만한 환경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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