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가 TV를 단순 영상 재생기에서 광고·콘텐츠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TV만 팔아서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다. TV를 광고 스크린으로 삼아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모델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글로벌 TV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제조업체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4975만대로, 처음으로 500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크리스마스·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도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TV 산업은 제품 단가 대비 마진이 낮은 구조 탓에 경기 둔화 시 적자를 기록하기 쉽다.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역시 3분기에 약 1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에 회사는 하드웨어 판매에 의존하던 기존 구조에서 확장해 광고·서비스 중심의 플랫폼 사업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김민우 삼성전자 VD 사업부 상무는 최근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TV 시장 경쟁 심화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서비스 사업이 견조한 수익성을 보인다"며 "TV 사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 방안으로는 자체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인 '삼성 TV 플러스'의 콘텐츠 발굴, 광고주 확보 추진 등을 꼽았다.
FAST는 별도의 구독 절차가 없어도 콘테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구독료 대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2015년 시작된 삼성 TV 플러스는 2020년 OTT형으로 전환되며 모바일로까지 확대됐다. 현재 30개국, 5억대 이상 TV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8800만명에 이른다. 광고주는 약 1600곳으로 추산된다.
아직까지 FAST 시장이 미국, 영국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지만 한국도 주요 FAST 이용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국내 FAST 중에서는 삼성 TV 플러스가 가장 앞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인터넷 TV 중 삼성 TV 플러스의 시청률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내 FAST 중 가장 앞선 순위이며 경쟁사인 LG전자의 'LG채널'은 10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다.
삼성전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수집한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한다. TV가 단순히 영상을 틀어주는 기기가 아니라 광고 노출과 데이터 수집이 동시에 이뤄지는 플랫폼으로 진화한 셈이다.
광고 사업은 VD사업부 산하 조직인 삼성애즈(Samsung Ads) 가 담당한다. 삼성애즈는 사용자의 시청 이력과 TV 기종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화된 광고를 노출한다. 특히 65형 이상 OLED 등 프리미엄 모델 이용자에게는 명품, 고급차, 여행 등 고가 브랜드 광고를 집중 노출한다.
또한 TV를 켜거나 리모컨 홈 버튼을 누를 때 뜨는 스마트허브 첫 화면(퍼스트 스크린)에 광고를 싣는 방식도 확대했다. 예전에는 자사 콘텐츠나 대형 광고주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일반 브랜드까지 참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가 TV 플랫폼을 통해 거둔 서비스 수익은 2021년 1조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성장 중이다. 업계는 이 같은 추세를 '제조업체가 살아남기 위해 광고·데이터 사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흐름'으로 본다. 가전·TV 제조업은 제품의 마진이 크게 남지 않는 산업인 만큼 시장 불황 상황에서는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결국 마진이 높은 광고·서비스 사업이 VD사업부의 수익성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TV 시장에서 전통적 의미의 제조업체로 남아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TV 제조업의 핵심이 이제는 TV 기기를 통해 송출되는 광고와 데이터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원가·마진 경쟁이 아니라 광고와 시청 데이터로 반복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 확대도 중요하지만 운영체계(OS)의 경쟁력 확보 역시 핵심"이라며 "OS가 복잡하거나 반응이 느리면 시청자들은 넷플릭스 같은 앱으로 바로 이동한다. 결국 제조업체가 얻을 광고 수익이 스트리밍 사업자에게 흘러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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