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오리온그룹의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리가켐) 투자가 성공적이라는 시장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리가켐이 독자 플랫폼 기술에 기반한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에 속도를 내며 평가차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체 연구개발(R&D)과 기술이전한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임상단계에서 순항하며 향후 기업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 10월17일부터 20일(현지 시간)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5'에서는 리가켐과 관련한 총 3건의 임상 및 전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구체적으로 HER2-ADC 'LCB14(파트너사 코드명 IKS014/FS-1502)'의 고형암 환자 대상으로 진행 중인 글로벌 1상(NCT05872295) 임상시험 중간결과와 위암 환자 대상 중국 2상 중간결과, 그리고 넥틴 테라퓨틱스(Nectin Therapeutics)와 공동 개발 중인 Nectin4-ADC 'LN-4305/LN-4311' 전임상 성과가 공개됐다.
이중 가장 주목할 결과는 기술이전 파트너사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 익수다)를 통해 발표된 HER2-ADC 글로벌 1상이다. HER2를 발현하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IKS014를 평가하는 비무작위, 공개 라벨, 다기관 임상시험으로 이번에 ESMO 2025에서는 Part 1에 해당되는 용량 증대 임상 결과가 공개됐다.
또 이번 ESMO에서 최초 공개된 파이프라인인 LN-4305와 LN-4311은 삼중음성유방암(TNBC), 폐암 등 다수의 Nectin4 고발현 암종 모델에서 기승인된 Nectin4-ADC인 파드셉(Padcev, 엔포투맙 베도틴) 대비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다. 아울러 Padcev 내성 모델에서 LN-4305, LN-4311 단회 투여만으로 종양 억제가 관찰됐다. 동물실험에서는 최고 비중증독성용량(HNSTD)은 Padcev에 비해 10배 이상 높았으며, 모든 임상 활성 후보물질들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3일부터 6일까지(현지 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제16회 World ADC Summit'에서 리가켐과 관련한 발표가 다수 예정돼 있다. 먼저 리가켐이 'Expanding ADC Therapeutic Index Through Site-Specific Bioconjugation & Tumor Selective Payload Release & Activation'라는 제목으로 'ConjuAll'' 플랫폼의 우수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또 기술이전 파트너사인 소티오(SOTIO)가 'Exploring Novel Pharmacology & Translational Aspects of SOT106 Targeting LRRC15 in Solid Tumors'라는 주제로 오는 2026년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개발 중인 LRRC15 ADC를 소개할 예정이다.
리가켐은 자체 연구를 통한 후보물질 발굴 외에 기술도입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대도 추진 중이다. 실제 이번 World ADC Summit에서는 고 테라퓨틱스(GO Therapeutics)가 최근 리가켐에 기술이전한 차별화된 항체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또 올 6월에는 미국 노바락바이오 테라퓨틱스(NovaRock Biotherapeutics Inc.와 ADC 후보물질 개발을 위한 신규 타겟 항체 기술도입 계약 2건을 체결했다. 회사는 VISION 2030 조기달성 전략에 따라 매년 3~5개의 신규 ADC 후보물질을 확보해 신속하게 임상단계로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의 연이은 기술도입과 R&D 가속화는 앞서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들이 고도화되며 발생한 마일스톤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리가켐은 올해만 일본 오노약품공업으로부터 3건의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이에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8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2%(224억원) 성장했다.
R&D 순항 및 기술이전 후속 성과로 리가켐 주가가 치솟자 최대주주인 오리온이 보유한 지분가치도 크게 증가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1월 자회사인 팬오리온을 통해 리가켐 주식 936만3283주를 취득했다. 당시 지분 매입은 구주 인수(140만주)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796만3283주) 취득을 통해 이뤄졌으며 거래대금만 5485억원에 달했다. 이후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했고 올 10월31일 종가 기준(14만6400원) 오리온이 가진 지분가치는 1조3708억원으로 추산된다. 투자금을 제외한 평가차익만 8223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17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올 ESMO에서 ADC치료제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했으며 리가켐은 ADC 신약개발 분야의 글로벌 대표 바이오텍으로 평가됐다"며 "임상 파이프라인 진전 및 확대로 R&D 가치 상승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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