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신협 개별 금고 이사장이 법인카드로 골프장에서 생일파티를 벌이는 등 조합 내 도덕적 해이와 내부통제 부실이 잇따라 드러났다. 신협중앙회의 감사·감독 시스템이 근본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엄정 조치와 제도 개선 추진 의사를 밝혔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신협은 850개 조합 가운데 일부 조합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세심히 대응하지 못한 점에 사죄드린다"며 "문제의 조합은 엄정 조치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회장은 이날 조합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증인석에 섰다.
신협은 5대 상호금융(농업협동조합·새마을금고·신협·수산업협동조합·산림조합) 중 자산규모 3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최근 22년간 고객의 예금을 빼돌린 신협 직원이 적발돼 징역 4년6개월의 실형을 받는 등 금융사고가 발생해 내무통제 문제가 지적됐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 조합 임원들이 골프 행사, 경조사 등을 이유로 지나친 출장비를 챙기거나 법인카드를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강준현 국민의힘 의원은 "특정 신협 사례를 보면 불법대출, 금품수수에 이어 직장내 괴롭힘 내부고발자와의 인사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법무법인과 5500만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며 "심지어 법인카드로 골프장에서 생일파티까지 열었으나 중앙회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례가 문제화돼 신협중앙회는 금감원의 요청으로 감사를 실시했다"며 "하지만 감사 중 직원 면담 내용이 실시간으로 전달됐고, 금품수수나 부당대출은 다뤄지지 않고 제재도 견책으로 끝났다"고 비판했다.
신협 임직원들의 법인카드 유용 문제도 지적의 대상이 됐다. 강 의원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쓴다는 제보가 있어 자료를 요구해 확인해 보니 한 조합은 해마다 1500만원 정도 법인카드를 사용했는데, 골프장 유흥주점 백화점 내역이 하나도 없었다"며 "이에 내역을 재요구했더니 그제야 골프장 사용 내역 총 93건, 사용 금액 총 1368만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해당 자료에는 특정 신협 임직원들이 업무 시간에 골프장에 수시로 방문한 내역이 있었다.
이자를 아예 받지 않고 대출을 실행하는 등 부당대출의 정황도 포착됐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10억원 이상 대출 사건에 대해 전체 신협조합을 전수조사했더니 금리가 연 0%인 건이 4건, 최초로 1%로 대출이 실행된 곳이 15건, 최초 실행은 연 7~8%였으나 이후 1~2% 수준으로 이자율이 연 5%포인트 이상 내린 곳이 12건이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리가 내린 대출이 채무조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 의원은 "신협으로부터 이자율이 내린 대출 건 가운데 총 61건이 당초 채무 조정 트랙인데 누락됐다고 보고받았다"며 "같은 기준으로 새마을금고에서 누락된 채무조정건은 1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례도 언급됐다. 신 의원은 "대전의 한 신협 임원이 가족 회사에 실행한 대출을 보면 처음에는 연 8% 이자율을 받았으나, 해당 대출이 연체되자 금리를 4번 낮춰줬다"며 "결국 약 100억원 규모의 대출에 연 1%의 이자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의도적으로 이자율을 낮춘 부당대출의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해당 사례를 제보한 임직원을 권익위원회가 공익신고자로 지정하기 전 신협이 면직 징계처리하면서 내부통제 허점이 크게 드러났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신 의원은 "자체 내부 감사로 적발된 비리 건수를 보면 신협이 68건으로, 새마을금고 39건, 농협 28건, 수협 22건에 비해 너무 많다"고 부연했다.
신협의 내부통제 문제의 배경으로 미흡한 감독체계가 지목됐다. 강 의원은 이어 "신협 내부 직원들이 금융부조리 신고센터를 통해 신고하면 금융감독원이 신협중앙회에 사실 조회를 요청하고 금감원이 먼저 조사하지 않는다"며 "그 결과 대부분의 신고가 '문제없음'으로 마무리된다"고 짚었다.
김윤식 회장은 "채무조정 관련 저리 대출은 금융권에서 흔히 공급하는 상품이지만 이번 지적에 따라 전수조사를 진행해 의심이 될만한 사례를 적발해 엄중 조치해겠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감원장 역시 상호금융권의 내부통제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원장은 "상호금융권의 전반적인 도덕적 해이에 대응하기 위해 감독체계상 중소금융 부문을 강화하겠다"며 "자율 규제로만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감독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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