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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각화 막힌 K거래소…102조원 해외로
이준우 기자
2025.10.21 08:53:10
③수수료 매출 99% 비수수료 수익구조 전무…해외 거래소는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성장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0일 16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했지만, 정작 국내 거래소는 불투명한 제도에 묶여 그에 걸맞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가 주춤하는 사이 글로벌 거래소들은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한국 투자자들을 흡수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를 승인받으며 '직접 상륙'이 현실이 됐다. 이번 기획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정체와 이용자 유출에서 시작된 균열이 어떻게 글로벌 플랫폼의 침투로 이어졌는지, 그리고 국내 제도가 드러낸 허점을 짚어본다. 해외 거래소의 습격은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사건이다. [편집자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지난해 매출 구조.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매출 구조는 수수료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용자 보호를 명목으로 신사업 진출 창구가 모두 막혀 있어 현실적으로 사업 다각화가 불가능하다. 국내 거래소들은 투자자 관심도가 높은 덕에 수수료 수입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이 구조 안에서는 성장의 한계가 뚜렷하다. 


반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스테이킹·선물거래·결제 등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변신을 시도하며 국내 이용자를 흡수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는 금융당국 눈치를 보며 시도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금법'과 '보호법' 이중규제…상반기 102조 해외로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4대 원화 코인거래소 운영사 두나무·빗썸·코인원·코빗의 수수료 매출 비중은 모두 99%를 넘는다. 코인원의 경우 지난해 매출 100%가 수수료 수입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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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조 탓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시장 변동성에 따라 실적 희비가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통합적 법체계 없이 개별 규제만 쌓이면서, 사업 확장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거래소마다 독자 전략을 세우려 해도 제도 장벽 앞에서 번번이 막혀왔다. 이용자 유치를 위한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시작된 배경이다.


국내 가상자산산업을 옥죄는 '특정금융정보법'은 2021년 3월에 시행됐다.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해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신고제도를 도입하고 법적 규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지난해 가상자산 1단계 법안으로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더욱 관련 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산업에 관한 개괄적인 기본법이 나오기도 전에 규제 법안부터 등장한 셈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외부 이전 금액. (그래픽=신규섭 기자)

문제는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코인거래소로 가상자산을 옮기고 있다는 점이다. FIU(금융정보분석원)와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가 시작한 2023년 상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매 반기 가상자산 유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만 벌써 약 102조원이 유출됐다.


국내 거래소의 신사업이 막힌 사이 투자자와 자금이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한 셈이다. 


◆글로벌은 '금융 플랫폼'으로…국내는 '규제의 늪'


이러한 배경에는 해외 거래소의 폭넓은 서비스 확장이 있다. 글로벌 1위 거래·소 바이낸스는 자체 레이어1 체인 BNB 체인을 구축하고 가상자산 바이낸스코인(BNB)을 발행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자동투자, 가스비 결제와 IEO(거래소 가상자산 공개), 거래 수수료 인하 등을 지원하고 있다.


게다가 바이낸스 페이를 통해 온·오프라인 결제와 개인 간 송금도 지원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T(테더)를 바이낸스에 예치하면 연 4~11%의 이자를 지급하는 등 디파이(DeFi) 서비스도 적극 운영하고 있다. 레버리지·선물·옵션 등 파생상품과 이용자 편의를 높이며 투자자를 흡수하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글로벌 3위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서클과 협업해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유에스디코인)를 적극 유통하며 단순 거래소 수수료 수입 구조를 탈피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과 협업을 맺으며 결제 사업도 늘려가는 추세다. 최근에는 자체 토큰을 발행해 직접 구축한 레이어2 블록체인 베이스와 연계하는 사업도 구상 중이다.


하지만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러한 글로벌 추세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국내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하며 해외거래소로 이용자를 뺏기고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국내 거래소가 이용자 가상자산을 제3자 이전, 운용하는 방식의 스테이킹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가상자산 선물 거래도 마찬가지다. 특금법상 발행, 유통 분리로 가상자산 발행은 시도조차 할 수 없다.


국내 거래소가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던 것은 아니다. 업비트와 빗썸은 지난 6월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를 운영하며 신사업을 꾀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빗썸의 레버리지 서비스를 문제 삼아 행정 지도를 했고 레버리지 자체를 금지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외국인 투자자 유치도 불가능하다. 2017년 금융위원회 행정지도로 'ICO(가상자산 공개)'와 외국인 계좌 개설이 전면 금지됐다. 미국 코인베이스가 외국 법인들을 유치해 기관투자자 비중을 약 80%대까지 늘렸지만 국내서는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가 금지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외국인 가상자산 투자, 선물 거래, 렌딩 서비스 등이 규제에 묶여있어 국내 코인거래소들의 신사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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