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쿠팡이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통업계 증인 최다 소환으로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본업인 온라인 쇼핑 플랫폼은 물론 배달플랫폼 '쿠팡이츠', 물류운송업체 'CFS(쿠팡 풀필먼트서비스)' 등 사업 전 영역에서 정치권의 타깃이 된 모습이다. 이에 회사는 이슈를 피해가기 보다는 실질적인 개선책을 제시하는 정면돌파에 나선 모습이다.
쿠팡은 올 국감에서 총 5개 상임위에 4명이 소환됐다. 그간 이 회사가 대관 조직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플랫폼 책임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음에도 유통업계 국감 증인 최다 소환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구체적으로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는 산자위·과방위·농해수위 등 3개 상임위에 증인으로 채택됐고 정종철 CFS 대표와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는 각각 환노위와 정무위 증인대에 섰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쿠팡은 사업 전 영역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를 받았다. ▲납치광고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거래 ▲일용직 노동자 퇴지금 미지급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쿠팡에 대한 공세가 이어졌다. 나아가 이달 14일 정무위 국감에 불출석한 쿠팡 김범석 의장은 이달 28일 종합국정감사 증인으로 재차 채택됐다. 정무위는 김 의장이 종합감사에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15일 환노위 국정감사에서는 CFS 일용직 퇴직금 체불 사건을 담당했던 문지석 부장검사의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CFS는 앞선 2023년 5월 '1년 이상 근무하더라도 4주 평균 주당 15시간 미만 일한 기간이 한주라도 발생하면 근속 기간을 초기화'하는 골자로 일용직 퇴직금 지급 기준을 변경했다. 이에 문 검사는 쿠팡의 취업 변경 규칙이 불법이므로 기소해야 한다고 판단했으나 상관의 부당한 업무지시로 최종 불기소 됐다고 주장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쿠팡이 관련 이슈를 회피하기 보다는 나름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며 정면돌파를 택했다는 점이다. 변명보다는 실질적인 개선책을 약속하면서 잔존한 리스크를 상쇄시키려는 모습이다. 일례로 정종철 CFS 대표는 국감 현장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낳았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기준을 원래대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많은 오해와 혼선, 이슈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이른 시일 내 그 부분에 대한 절차를 진행하고 피해가 없도록 협의하겠다"며 "노동자에게 불이익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제도는 모두 정비했으며 현장 소통을 강화하고 상용직 고용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 중"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쿠팡은 박대준 대표이사의 입을 빌려 쿠팡 파트너스를 통한 소비자 납치광고와 연륙도 추가배송비 등 각종 문제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14일 과방위 국감에서 납치광고와 관련해 "최근 납치 광고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에는 제재를 강화해 1차 적발만으로도 14일간 수익금 지급을 중단하고 있으며 유형이 명확해진다면 계정 삭제 같은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음날 열린 농해수위 국감에서도 "(연륙도 추가 배송비 문제는) 이달 말이면 시스템 개발이 끝나 11월 초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농축산물에 대한 수수료는) 정산주기를 더 개선하고자 금융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시장에서도 쿠팡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유통·식품업계가 30여 명 이상의 증인이 채택되는 등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이 선택한 전략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다수의 유통·식품 기업들이 증언대에 오르며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처럼 답변을 회피하기 보다는 쿠팡과 같이 문제를 정면돌파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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