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 승인을 받으며 사실상 '업비트-빗썸' 양강 체제를 유지해 온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 15일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바이낸스는 2023년 고팍스 지분을 인수하며 한국 재진출을 시도했으나 창펑 자오 전 CEO의 사법 리스크와 FIU의 임원변경 신고 지연으로 발이 묶여 있었다. 그러나 최근 소송이 일단락되고 사업계획이 금융당국 기준을 충족하면서, 2년여 만에 공식 진입의 길이 열렸다.
바이낸스의 강점은 규모의 경제다. 전 세계 2억9000만 명 이상이 이용 중이며 이는 국내 거래소가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의 유동성을 뜻한다.
수수료 정책도 위협 요소다. 현재 업비트·빗썸은 원화마켓 기준 약 0.0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반면 바이낸스는 등급별 최저 0.01%대 수수료에 자체 토큰 BNB 결제 시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만약 고팍스를 통해 저가 수수료 정책이 도입될 경우 수수료 민감도가 높은 투자자들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더해 바이낸스는 현재 400개 이상의 코인을 상장하고 있다. 이는 업비트(약 190개)와 빗썸(약 200개) 대비 압도적이다. 투자자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국내 거래소들도 상장 경쟁에 내몰릴 전망이다.
다만 규제 장벽도 뚜렷하다. 특금법상 실명계좌 발급을 위해 시중은행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고팍스는 현재 전북은행과 제휴하고 있으나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대형 은행과의 추가 제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또 선물·파생상품이 국내에선 금지돼 있어 현물만으로 차별화할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된다.
업계는 향후 오더북(호가창) 통합 여부를 가장 큰 변수로 보고 있다. 만약 금융당국이 통합을 허용한다면 국내 투자자도 고팍스를 통해 바이낸스의 글로벌 유동성을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사실상 바이낸스의 직영에 준하는 효과를 내며 국내 거래소 판도를 단번에 흔들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어제 고팍스 대주주(바이낸스) 변경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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