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당초 예상과 달리 동양생명·ABL생명 등 보험사가 아닌 우리투자증권(우투증권)에 우선적으로 자본을 투입하기로 했다. 임종룡 회장은 증권사를 중심으로 생산적 금융 투자 확대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비은행 성장축을 증권 중심으로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에서 열린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발표회에서 우투증권 증자 계획을 직접 공개했다. 그는 "지주 차원에서 보면 증권사가 이번 투자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룹 내 비은행 부문 육성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우투증권의 초기 성장세를 강화하고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선제적 자본 투입으로 해석된다. 우투증권은 우리종합금융 시절인 2023년 말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단기 자본여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 보험사가 지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자본규제 부담이 큰 생보사들은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금융 상반기 컨퍼런스콜에서 이성욱 CFO는 "현재 상태에서는 추가 증자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데 이어, 임 회장도 이번 발표회에서 "(보험사의 경우) 현재로선 재무개선 조치를 진행 중이어서 당장 증자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보험사 증자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는 이유는 두 생보사의 자본규제 부담과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868억원으로 전년동기(1641억원) 47.1% 감소했고,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도 2023년 118%에서 지난해 말 79.8%, 올해 상반기 72.5%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동양생명은 2020년 9월 발행한 3억달러(약 3482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올해 9월 조기상환했다. 이로 인해 상반기 대비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약 14.2%포인트 하락한 58.3%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감독당국이 제시한 50~70% 수준의 규제 범위 안에 머무는 수치다.
ABL생명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54억원에서 321억원으로 29.3%(133억원)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경과조치 후 킥스비율은 169.1%지만, 경과조치 전은 105.4%로 생보사 평균(181.1%)에 한참 못 미친다. 기본자본 킥스비율도 45.9% 수준으로 50%를 하회해 규제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이 보험 대신 증권을 택한 것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속에서 비은행 성장축을 증권 중심으로 강화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정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는 장기자산 운용 중심 구조로 단기 변동성이 큰 투자에 한계가 있어,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당분간은 역점사업인 우투증권 중심으로 자본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보험 부문은 자본비율 관리 중심의 안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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