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내년에 있을 부산 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재성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해양·조선·국방에 AI를 결합한 산업도시 부산'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AI를 도시 성장의 핵심축으로 삼아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부산을 세계적인 기술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딜사이트와 만나 "AI는 더 이상 산업의 일부가 아니라 도시 경쟁력의 본질이 됐다"며 "부산이 기존 주력산업인 해양·조선·국방에 AI를 결합하면 글로벌 1위 산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을 세계 1등 도시로...산업벨트에 AI 결합한다
이 위원장이 제시한 부산의 미래 비전은 '해조국(海造國)'이다. 해양, 조선, 국방에 AI를 접목한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부산을 'AI 제조 혹신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그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는 이미 산업 기반이 갖춰져 있다. 조선의 거제, 국방의 창원, 에너지의 울산이 부산을 중심으로 이어져 있다"며 "이 지역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면 새로운 제조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산업구조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생산 공장은 영남에 있지만 연구소는 수도권에 있다. 생산과 연구가 분리된 구조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라며 "AI 시대에는 공장·설계·데이터가 한 공간에서 순환돼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 AI 디지털밸리를 부산에...판교 넘어선 모델
이 위원장이 구상하는 산업 허브의 핵심 모델은 'AI 디지털밸리'다. 그는 "서부산과 동부산에 각각 산업 특화형 밸리를 구축해야 한다"며 "서부산은 조선과 국방 중심으로 동부산은 에너지와 원자력 중심으로 나누면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축으로 나누는 이유는 조선과 국방의 산업 현장은 서쪽인 거제와 창원에 있고, 동쪽인 울산에는 에너지와 자동차 산업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산업과 AI 연구단지가 결합된다면 새로운 산업 벨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 지금의 판교 테크노밸리와 비교할 수 있다.
기업 유치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10% 기술 차이가 전체 시장 점유율을 좌우한다. 부산이 테스트와 사용화를 단축해 주는 도시가 된다면 기업은 자연스럽게 부산에 모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테스트베드 도시로 전환...규제가 아닌 실험 도시로
이 위원장은 부산이 AI 클러스터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테스트베드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AI나 로봇, 결제 기술 같은 신기술은 실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용화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비용을 줄여주기 위해서는 부산이 오프라인 테스트베드 도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에서 임원을 지낸 경험을 반영하듯 이 위원장은 "온라인에서 비공개테스트(CBT)를 하듯 부산은 오프라인 CBT가 가능한 도시가 돼야 한다"며 "특정 캠퍼스나 구역을 시범지대로 지정해 안면 인식 결제, 자율주행 로봇, 피지컬 AI 등 혁신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시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은 규제가 아니라 실험이 가능한 도시를 선택한다. 부산이 '테스트와 검증이 가장 빠른 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게되면 자연스럽게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이 부산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콘텐츠·관광 산업도 AI와 결합
AI 산업 외에도 콘텐츠·관광 산업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부산은 외국인 관광객이 연 300만 명이 넘지만 체류형 소비가 약하다"며 "디지털 기술과 관광을 결합해 도시 자체를 콘텐츠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부산 e스포츠진흥위원장으로서의 인사이트도 공유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의 e스포츠는 민간 IP에 종속돼 있다. 국가가 공공 IP를 직접 보유해야 교육·체육·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며 "야구·축구·태권도 등 전통 스포츠 규칙을 기반으로 한 e스포츠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교과 과정에 편입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대포를 중심으로 학교·국가 대항전이 열리는 e스포츠 메카를 만들겠다"며 "부산을 e스포츠의 윔블던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기업은 혁신이 가능한 도시를 선택한다. 규제가 아니라 실험과 상용화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부산을 그 출발점으로 만들겠다"라고 미래 부산의 청사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