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증손회사인 현대바이오랜드를 당초 매각에서 그룹에 남기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바이오랜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행위제한요건을 아직까지 충족하지 못한 마지막 퍼즐이다. 최근 현대바이오랜드의 사업영역인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 등이 블루오션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자체 실적 반등까지 이뤄내면서 매각보다는 향후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키우기 위함으로 관측된다.
현대바이오랜드는 지주사 전환 과정을 밟고 있는 현대지에프홀딩스의 마지막 남은 과제다. 현재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현대지에프홀딩스(지주사)→현대홈쇼핑(자회사)→현대퓨처넷(손자회사)→현대바이오랜드(증손회사)'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23년 11월 지주사로 출범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사 행위제한요건에 따라 현대바이오랜드를 증손회사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손자회사인 현대퓨처넷이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100%를 보유해야 했다. 하지만 현재 현대퓨처넷의 현대바이오랜드 보유지분은 35%에 그치고 있다. 지주사 행위제한요건 해소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년 연장을 받은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27년 3월까지는 지분정리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천연화장품 원료개발기업인 현대바이오랜드의 전신은 SK바이오랜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0년 8월 경영권이 포함된 SK바이오랜드 지분 27.9%를 1205억원에 인수한 뒤 사명을 현대바이오랜드로 바꿨다. 이후 이듬해인 2021년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 등의 분야로 사업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현대바이오랜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신규사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인수 첫 해인 2020년 1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에도 117억원의 순손실을 이어가며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이에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사 체제 전환과 맞물려 현대바이오랜드 매각을 적극 검토했다. 실제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23년 투자설명서에 지주사 행위제한요건 해소 계획과 관련해 "손자회사인 현대퓨처넷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가 반전된 시기는 작년부터다. 현대바이오랜드는 2023년 8월 네슬레그룹이 운영하는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전략적인 업무제휴를 맺으면서 네슬레 헬스사이언스 건기식 제품을 본격적으로 국내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이는 현대바이오랜드의 급격한 매출 확대로 직결됐다. 현대바이오랜드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119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683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며 빠른 성장 속도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도 작년 164억원으로 인수 이후 최대 수익을 냈다.
현대바이오랜드는 최근 건기식 사업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네슬레와 협업을 확대하고 신규 브랜드 론칭 등을 통해 2030년까지 관련 매출을 1000억원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또 다른 사업 축인 재생 의료기기 사업 역시 초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대바이오랜드는 의료기기 생산을 담당하는 오창공장의 설비를 기존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증설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신규 설비 가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 확대와 그에 따른 매출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회사 측은 내년 의료기기 사업에서만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다만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바이오랜드를 그룹에 남기려면 지주사 행위제한요건 해소가 선결되어야만 한다. 시장에서는 이를 위한 방법은 다양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일차적으로 손자회사인 현대퓨처넷이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분 65%를 추가 매입하는 방법 외에도 현대홈쇼핑이 현대퓨처넷을 흡수합병하거나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바이오랜드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시장 한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에 현대바이오랜드가 남으려면 지분정리는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과제"라며 "지분 매입에 비용이 소요되는 방식보다는 한섬이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한 것처럼 현대홈쇼핑이 현대퓨처넷을 흡수합병하면서 지분구조를 단순화하는 방법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에 대해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27년까지 유예를 승인받은 상태"라며 "향후 구체적인 지분정리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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