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10년 만에 연간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남은 4분기 동안 미국 관세 리스크 및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 여파에 더해 유럽 시장 판매 부진 등 복합적인 악재를 방어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총 548만343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 판매량은 각각 311만909대, 237만2524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기아가 남은 3개월 동안 9월 수준으로 월간 실적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목표를 가까스로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판매량을 739만200대로 설정했는데 9월 실적을 반영해 계산한 연간 판매량은 약 740만5041대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 현대차그룹이 직면한 경영환경을 고려했을 때 3분기까지 이어진 판매 흐름은 비교적 준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4월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매기기 시작한 것은 물론 지난달부로 IRA 개정에 따라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폐지하는 등 위기 요인이 불거진 탓이다. 미국은 지난해 연간 기준 현대차그룹 전체 글로벌 판매량의 23%를 견인한 핵심 시장으로 분류된다.
업계에서는 4분기가 올해 실적을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관세 부과 이전 사전 구매가 몰렸던 데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제도 폐지에 따른 막판 수요몰이로 판매 방어에 성공했지만 앞으로는 대외 변수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관세를 15%로 소급 적용 받고 있는 유럽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25%에 이르는 높은 세율이 유지돼 시장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기아가 11년 만의 연간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800만2987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운 이후 10년 연속 연간 목표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같은 기간 판매량은 코로나19 국면이었던 2020년 603만7571대까지 내려앉은 700만대선을 회복한 상태다.
미국 다음으로 시장 파이가 큰 유럽에서 고전하고 있는 대목도 고민거리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 1~8월 현대차·기아 누적 판매량은 54만66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유럽 시장 특성상 전기차(EV) 수요가 높은 데 반해 현대차그룹의 현지화 전략이 이에 못 미치는 점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량 확대 및 생산 거점 확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그룹 '톱(Top) 3' 자리에 올랐다"며 "불확실성의 시기를 다시 마주했으나 이전 경험처럼 또 한 번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윤혁진 SK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2025년 현대차 판매 목표치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세부적으로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3%, 하이브리드는 30%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아 역시 친환경 차량 판매량이 1년 전보다 39% 늘어나는 수준으로 목표 달성을 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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