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예스24가 과감하게 펼친 사업 다각화 전략이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잇단 좌초를 거듭하고 있다. 설립하거나 인수한 자회사 대부분이 적자를 지속하며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잇따라 정리 수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남은 자회사들 역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작업이 시급할 전망이다.
예스24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국내 온라인서점 시장의 성장세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이에 동남아 이커머스, 디지털 콘텐츠를 비롯해 미술품 조각 투자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예스24가 오랜 기간 공을 들인 분야는 동남아 이커머스였다. 지주사 한세예스24홀딩스는 2009년 베트남, 2011년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일찍이 시장에 진출했다. 도서와 엔터테인먼트 유통을 염두에 두고 진출했지만, 현지 시장 진입 장벽이 높자 방향을 틀어 이커머스 사업으로 확대했다. 이후 의류, 화장품, 식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히며 성장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후 2014년 예스24가 두 법인을 종속회사로 편입한 뒤에도 사업 확대 시도는 계속됐다. K-팝과 한류 콘텐츠 수요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예스24는 지속되는 적자에 팬데믹까지 겹치며 결국 사업을 철수했다. 2021년 웹사이트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영업 재개 없이 폐업을 결정했다. 2022년 말 기준 두 법인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동남아 시장 안착에 사실상 실패했다.
국내에서 벌인 신사업들도 잇따라 좌초되는 분위기다. 예스24가 지분을 투자하거나 합작 형태로 세운 자회사들이 적자를 지속하다 청산 수순을 밟았기 때문이다. 2015년 종속회사로 편입한 전자책 콘텐츠 제작업체 한국이퍼브는 적자가 이어지다 2021년 청산됐고 2021년 합작 형태로 설립한 웹소설·웹툰 제작사 '스튜디오예스원'도 3년 만인 지난해 말 문을 닫았다.
문제는 남아 있는 자회사들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예스24의 종속회사는 총 7곳으로 이미 폐업한 해외 법인 3곳과 공연장 운영 자회사 예스이십사라이브홀을 제외하면 나머지 3곳이 모두 순손실을 내고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인수한 일본 서적 출판사 와이앤케이미디어와 2022년 종속회사로 편입한 웹소설 플랫폼 북팔은 상반기에만 각각 1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2년 설립한 미술품 분할 소유권 플랫폼 아티피오 역시 같은 기간 약 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세 회사 모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자회사 부진의 영향으로 예스24의 현금성자산 규모도 감소하는 추세다. 2020년 말 331억원에 달했던 현금성자산은 2022년 53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작년 77억원으로 소폭 회복했으나 올해 상반기 다시 44억원으로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신규사업 시도 자체는 불가피하다"면서도 "성과 없이 적자와 자본잠식이 지속되는 자회사가 늘어나면 모회사 본업의 안정성까지 흔들릴 수 있어 재무적 위험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예스24 관계자는 "동남아 이커머스 사업은 팬데믹 여파로 중단된 이후 현재까지 재개 계획은 없다"며 "향후 사업 다각화를 계속 추진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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