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이 18년 만에 한세실업 경영 전면에 복귀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캐시카우인 한세실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차남 김익환 대표에게 넘겼던 경영 바통을 다시 손에 쥔 것이다. 수익성 회복을 위한 글로벌 전략 재정비가 시급해진 만큼 창업주가 직접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한세실업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한세실업은 기존 김익환·김경 각자대표 체제에서 김동녕 회장이 추가된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김 회장은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고, 김익환 대표는 미래사업과 경영지원, 김경 대표는 영업과 생산을 각각 맡는다.
김 회장이 한세실업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2007년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이다. 한세실업은 그간 전문경영인 체제를 거쳐 2017년부터 차남 김익환 대표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이번 복귀가 최근 실적 둔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세실업은 2022년 매출 2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1796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급락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7978억원으로 전년(1조7088억원) 대비 5.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34억원으로 41.35%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은 단순히 업황 악화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한세실업과 같은 글로벌 의류 OEM사인 영원무역은 지난해 매출 4조635억원, 영업이익 5144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15.5%, 63% 증가해 만족스러운 실적을 거뒀다.
이처럼 한세실업과 경쟁사 간 실적 희비가 갈린 배경에는 글로벌 전략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세실업은 매출 대부분이 미국 대형 바이어에 집중돼 있고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 의류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구조다. 반면 경쟁사인 영원무역은 글로벌 아웃도어·스포츠 등 고가 브랜드 비중이 높아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생산기지에 따른 관세 차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영원무역의 주생산기지는 방글라데시로 대미 의류·섬유 수입품에 대해 0% 관세가 적용된다. 반면 한세실업은 베트남이 주요 생산기지로 삼고 있어 대미 상호관세율이 20% 수준에 달한다. 이에 한세실업은 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근 중남미 국가 등으로 생산기지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김 회장이 18년 만에 복귀해 글로벌 전략을 직접 총괄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글로벌 경쟁력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차남 김익환 대표 체제에서 글로벌 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지면서 창업주가 직접 전면에 나서 전략을 재정비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한세예스24홀딩스 관계자는 김 회장의 복귀 배경에 대해 "글로벌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창립 당시부터 축적해 온 글로벌 노하우를 보다 세심하게 전수하기 위한 것"이라며 "책임경영 강화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이 창립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시장에 신뢰를 주기 위해 김익환 부회장, 김경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취임하게 됐다"며 "향후 과테말라 등 중남미 생산기지 확대를 통한 수직계열화와 디자인 역량 및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 자동화 및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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